[청와대 경제라인 전격 교체]거시지표 악화 경제라인 ‘경질’…집권 3년차 본격 ‘드라이브’

김수현 실장 “민생 엄중함 새기겠다” 다짐불구

수출·일자리 등 어느 하나도 개선없이 내리막

실장·수석 한꺼번에 바꾸는 ‘파격’으로 돌파

소주성·혁신성장·공정경제 기조유지 재천명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내정하면서 김수현 정책실장(오른쪽)은 작년 11월 임명된지 7개월여만에 ‘경제투톱’의 한축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실장이 지난 18일 농어업ㆍ농어촌 특별위원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래 사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SK텔레콤 스마트오피스에서 열린 ‘5G 스마트오피스 현장 방문 및 5G B2B 활성화를 위한 민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57)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후임에 이호승(54ㆍ행정고시 32회)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청와대 경제정책 투톱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은 각각 장관급, 차관급 자리로 내각의 경제부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두 자리를 한꺼번에 바꾼 것은 파격적인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동시에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임명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됐다는 점에서 경제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거시경제 지표가 연일 악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탄탄하다”며 뾰족한 타개책은 없이 상황 설명에만 급급했던 현 경제 참모진을 일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김 실장은 작년 11월 임명된지 224일만에, 윤종원 경제수석은 작년 6월 임명된지 360일만에 청와대를 나가게 됐다. 김 실장의 경우 청와대 사회수석을 하다 정책실장으로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2년1개월 만에 옷을 벗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눈에 보이는 경제 성과 도출을 강조했지만, 경제성장률과 고용 등 경제 지표가 나아지지 않자 경제정책 입안의 한 축인 청와대 경제라인에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현정부의 정책 연장선상에서 집권 3년차 드라이브를 비서진 개편을 통해 걸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브리핑에서 “신임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뛰어난 전문성과 균형감 있는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경제분야 핵심 국정기조인 공정경제 구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며 “학계, 시민단체, 정부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 뿐 아니라 사회 복지 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로서,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신임 이호승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은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를 감안하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교체로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은 경질성 인사에 대한 해석이 다분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사회수석을 맡던 김 실장이 장하성 전 실장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그는 2개월 가량 지난 올 1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본격적인 2기에 접어들었다”며 “국민들의 기대가 이미 평가로 바뀐 시점이기에 민생과 민심의 엄중함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제성과가 뚜렷이 보이지 않음으로써, 김 실장을 필두로 한 청와대 경제 참모진의 다짐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었다.

거시경제 상황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우선 수출의 경우 6월분 실적은 반도체 등의 부진으로 지난 20일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72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에 비해 하루 늘어난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9억 달러를 조금 넘긴 수준으로 16.2%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6월 한 달간의 수출도 감소세를 기록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앞서 수출은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 지표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2019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24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10만명 선으로 물러섰다. 실업자 수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발생 이전 61만6000명에서 갑절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만4000명이 늘었다.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를 지내는 등 김 실장의 ‘전공’으로 꼽혔던 부동산 분야도 딱히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게 국민들의 평가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자신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집값이 내려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주택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33.1%가 ‘대폭 하락해야 한다’, 36.7%는 ‘소폭 하락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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