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G 장비 중국 공급망 의존도 줄이기 본격화

20190624000408_0[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미국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차세대 이동통신망 5G 장비와 관련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서 설계·제작되는 5G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주요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차세대 이동통신망 5G 장비와 관련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중국 밖에서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지 제조업체들에 문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테크놀로지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출을 차단한 이후 그 다음 전략으로 주요 통신장비업체들에 중국에 의존하는 공급망 체계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중국 정부가 자국 통신장비에 보안을 뚫을 약점을 몰래 심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미국 통신기기를 정보수집 도구로 삼거나 원격으로 조종하고 무력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사이버안보 위협을 이유로 일부 외국산 네트워크 장비 및 서비스를 제한을 가능케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150일 이내에 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바 있다.

매체는 미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제조업 지형도 변화는 물론 미중 무역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중국산 5G 장비 사용을 제한할 경우 세계 최대 무선장비 제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 등이 공급사슬에 연쇄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에릭슨과 노키아는 자국 제조업 시설의 각각 45%, 10%를 중국에 두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와 관련 서비스 등의 시장규모는 연간 2500억 달러(약 291조 원)에 달하며 미국이 최대 시장이기 때문에 노키아와 에릭슨 등 미국에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글로벌 대기업들은 설비 이전 압박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통신장비 제조시설을 중국 외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한 비공식적인 대화는 지난해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검토는 아직 초기 수준이며 정식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미 당국은 중국 업체들이 통신장비 시장을 지배해 서구 주요 업체들이 사라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미국의 국가 안보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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