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 거친 ‘담화공세’에 일단 ‘로키 대응’

-‘맞대응’보다 ‘달래기’…모처럼의 교착 타개 기회 활용 

-전문가 “북 외무성, 대미 사대주의적ㆍ반민족적 태도”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과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을 향해 거친 ‘담화공세’를 쏟아낸 가운데 한미는 로키로 대응하면서 대화재개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헤럴드DB]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연이은 ‘담화공세’에 일단 로키로 대응하면서 북한을 다시 대화테이블로 복귀시키는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북한이 지난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27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을 향해 올바른 셈법과 협상에 나설 선수교체를 요구하고, 한국을 향해 철저한 배제 입장을 밝히는 등 거친 공세에 나섰지만 하노이 결렬 이후 어렵사리 조성된 대화재개 기류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북한이 권 국장 담화에서 연말 시한을 재확인하며 올바른 셈법을 촉구한데 대해 “건설적 논의를 해나갈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북미 두 정상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착수한 목표들인 북미관계 개선,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들을 향해 동시적이고 병행적으로 진전을 이뤄가기 위해 건설적 논의를 해나갈 준비가 돼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카운터들을 계속 협상에 초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동시적ㆍ병행적 진전이란 언급도 기존 미국이 유지해온 빅딜에서 보다 유연해진 표현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측도 북한의 거친 압박에 맞대응하지 않음으로써 확전 방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날 외교부는 권 국장 담화에 “별도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통일부는 “남북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간 합의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남과 북, 북미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의 이 같은 로키대응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이의 친서외교와 북중정상회담 등을 통해 모처럼 마련된 교착국면 타개의 기회를 계속 살려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김 위원장의 대화를 통한 비핵화 의지가 아직 유효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한중정상회담에서 지난주 북중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면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김 위원장이 대화를 통해 비핵화문제를 풀고 싶어하고 인내심을 유지하는 가운데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권 국장 담화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일방적으로 미국에만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주체적인 태도가 아니며 대미의존적 입장”이라며 “미국하고만 대화하고 남한과의 대화는 거부하겠다는 통미배남(通美排南) 입장은 동족인 남한을 외면하고 미국만 바라보는 외무성의 대미사대주의적이고 반민족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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