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휴전에 급락한 금…”그래도 더 오른다”

G20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양국이 휴전을 합의하면서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한 금에 대한 장기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선진국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중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둔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새벽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24.4달러(1.7%) 하락한 온스당 1389.3달러에 장을 마쳤다. 2018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전날 한국거래소에서도 신한 금선물 ETN(상장지수채권)과 TIGER 금은선물 ETF(상장지수펀드) 등 금 관련 ETP 상품은 1%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각국 중앙은행 및 공공기관의 금 수요와 금 ETF 수요는 각각 68%, 49% 급증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시장의 안도감이 커져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한 금에 대한 장기투자 매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진다. 미국 연준은 무역 전쟁 휴전 합의에도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았다며 경제 전망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앞으로 경제 전망을 상향하지 못하게 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금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보석용수요와 40%를 차지하는 투자용수요 중 신흥국수요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은 상방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석용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른 금 가격 상한을 12개월 기준 1500달러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국, 러시아 및 터키 중앙은행은 미국발 제재 여파로 미국 국채를 팔고 금을 매수해왔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발 제재 완화 속에 금 매수 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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