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동결론’ 솔솔…미국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가 목표”

국무부 “어떤 새 제안도 준비 안해”

“핵동결, 완전비핵화의 입구될수도”

미 일각 ‘불완전합의’ 우려의 목소리

비건 대표 “순전한 추측일뿐” 일축

미국 국무부는 6·30 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미국이 북한의 핵 동결, 즉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데 대해 여전히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목표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우리는 현재 어떠한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이후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 눈높이를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해온데다 미 행정부 인사들이 최근 들어 유연한 접근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북미가 불완전한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미국이 새로운 협상에서 북한의 핵 동결 수준에 만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판문점 회동 몇주 전부터 북미협상의 새로운 라운드의 기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진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판문점 회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을 위한 역사적 양보이자 김 위원장의 선전선동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미 행정부가 “완전하게 비핵화한 한반도로부터 골대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FFVD라는 최종목표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라는 종착점으로 가는 로드맵에서 핵 동결을 초기 입구로 상정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최근 들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등과 관련해 동시적·병행적 행동을 강조하는 등 빅딜에서 다소 유연해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낮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이전에도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앞서 북미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궁극적으로 미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언급하는가하면 위험이 상당히 줄었다는 확신이 들면 대북압박을 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목전으로 다가온 미 대선 일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에 따라 재선을 노리는 내년 대선까지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수준에서 상황관리에 방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 인사들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 핵동결 구상에 대해 “순전한 추측”이라며 “현재로선 어떠한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특히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NYT 보도에 대해 “어떠한 NSC 참모도 나도 북한의 핵 동결에 만족하려는 어떠한 바람에 대해 논의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이는 대통령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려는 누군가에 의한 비난받을만한 시도”라면서 “이에 대한 응분의 대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마저 보였다.

다만 볼턴 보좌관이 북한 핵 동결론을 일축하면서도 백악관이나 미 행정부가 아닌 NSC로 국한했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에는 배석했으나 판문점 회동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몽골로 이동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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