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귤이 제일 달다?…신선식품 ‘제철’이 사라진다

 

주부 A씨(40)는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겨울 과일인 귤이 한여름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철이 아니라 맛이 없을 것 같아 매대를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평소 귤을 좋아하는 딸 아이의 성화에 한 팩 사들고 왔다. 하지만 집에서 귤 맛을 보니 예상 이상으로 맛있었다.

신선식품의 ‘제철’이 사라지고 있다. 봄 과일, 여름 채소 등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것. 농가에서 상품 가격을 잘 받으려고 출하 시기를 당기는 상황에서 영농 기술이 이를 뒷받침해 주며 계절 식품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이마트에 따르면, 겨울 과일의 대표격인 귤이 한여름에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의 여름 하우스 귤 매출 신장률은 49.1%로, 여름 과일인 수박이나 참외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에도 6월 한 달간 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한여름인 6~8월 매출액도 연중 귤 매출 중 11%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처럼 귤이 여름에 때아닌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맛이 좋기 때문이다. 여름 귤의 당도는 10.5~11브릭스 정도 되는데, 이는 겨울 귤(9.5~10브릭스)보다 1~2브릭스 정도 높다. 귤의 당도가 일조량에 따라 영향을 받는 덕에 해가 쨍쨍한 여름 귤 맛이 겨울 귤보다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여름 과일인 수박과 참외는 어떨까. 수박과 참외는 지난 2월부터 대형마트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여름 과일이 아니라 봄·여름 과일이 됐다. 특히 참외는 3~5월 매출이 연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보통 수박과 참외는 기온이 올라가는 4월께 파종해 5~6월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봄에 수확하려면 겨울인 11월 하순~12월 초순께 심어 가장 추운 1월에 열매를 맺고 자라야 한다. 이에 수박의 경우 2겹짜리 대형 하우스를 세운 후 그 안에 낮은 포복으로 기어다닐 만한 높이의 작은 하우스를 한 번 더 쳐 3겹으로 보온을 해야 한다. 여기에 작물 뿌리 바로 옆에 저항이 높은 전기선을 깔아 온도를 높이는 등 고도의 기술이 들어간다.

봄 과일 딸기는 거의 연중 볼 수 있는 사계절 과일이 됐다. 예전에는 하우스 딸기가 나오는 2월부터 노지 딸기 철인 5월까지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12월에 나와 다음해 10월에 들어간다. 1년 중 두 달을 제외한 열 달간 딸기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진표 이마트 귤 바이어는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에는 시큼한 맛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달콤한 여름 감귤을 맛본 소비자들이 다시 찾으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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