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의 진화…궐련형에서 액상·캡슐형으로

전자담배가 진화하고 있다. 전용기기인 스틱에 궐련을 끼워 피우는 ‘궐련형’ 위주에서 액상 카트리지를 끼우거나 캡슐을 끼우는 ‘액상형’ ‘캡슐형’ 등으로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스틱은 가볍고 작아졌지만, 냄새는 특유의 ‘쩐내’까지 잡는 등 적어졌다. 글로벌 신흥강자들이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하자 전통 담배사들도 신제품 라인에 전자담배를 넣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을 새롭게 연 쥴(JUUL)은 긍정적인 초기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유통 채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손가락 길이(9.6㎝) 정도의 USB(이동식 저장장치) 모양처럼 생긴 쥴은 흡연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판매 물량이 늘었다. 특히 냄새나 담뱃재가 없어 ‘에티켓’을 중시하는 2030 흡연자들이 즐겨 찾고 있다는 게 쥴측 설명이다.

미국계 쥴(JUUL)사의 액상형 전자담배

이에 쥴은 GS25,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에 한정됐던 판매채널을 이달부터 전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서울·수도권에 국한됐던 판매지역도 대구, 부산 등 주요 도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으로 서울 강남 세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젊은 고객들이 쥴을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달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 한 죠즈는 스틱 무게가 40~50g대인 죠즈 ‘s시리즈’를 이달 중으로 출시한다. 궐련형이긴 하지만,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디자인도 세련되게 만들어 휴대하기 편하다.

일본계 죠즈사의 ‘죠즈(Jouz)’ 및 신제품 ‘Jouz20′ ‘Jouz12′ 시연

죠즈는 올 하반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인 ‘죠즈C’도 출시한다. 당초 국내 시장 진출과 함께 액상형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맛과 향을 찾느라 출시 시기가 조정됐다는 후문이다.

오는 5일에는 영국계 액상형 전자담배인 ‘에어스크림’도 판매된다. 얇은 플라스틱 소재로 직사각형 모양이지만, 그립감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T&G의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베이퍼

IT회사 같은 신흥강자들의 등장으로 전통 다국적 담배회사들도 긴장하면서 전자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KT&G가 액상형인 ‘릴 베이퍼’를 발빠르게 출시한데 이어 전자담배 시장을 관망하던 JTI도 ‘캡슐형’ 전자담배인 ‘플룸테크’를 선보인다. 1세대 제품 ‘플룸’을 선보인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저온 증기를 담뱃잎이 들어 있는 캡슐을 투과해 흡입하다 보니 담배냄새가 거의 없다는 평이다. 디자인도 궐련 담배 ‘IT 버전’처럼 얇고 긴 원통 기둥처럼 생겼다.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판매 중인 영국계 BAT코리아도 올 하반기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고려 중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이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각축장이 된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전향적인 특성 때문이다. IT기기에 저항감이 없는데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하는 점이 테스트베드로서 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보고 놀랍다는 반응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한국필립모리스의‘아이코스’가 처음 출시된 2017년 2분기에는 0.2%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여 만인 지난해 연말엔 11.5%까지 올라갔고, 올 4월에는 11.8%로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IT기기에 익숙하다 보니 새로운 개념의 전자담배에도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것 같다”며 “글로벌 담배회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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