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관계 흔들? “트럼프 무능해” 영국 외무부 내부보고 유출 ‘곤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백악관은 유례없이 고장 난 상태이며,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분열돼 있다. 이 행정부(트럼프 정부)가 더 정상적이고, 덜 예측불가능하고, 덜 분열되고, 외교적으로 덜 어설프며, 덜 서투르게 될 거라고 믿을 수 없다”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대럭 대사의 이메일 보고서들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럭 대사는 “(백악관 내부에서) 피튀기는 내분과 혼돈이 있다는 언론 보도는 대부분 사실”이라며 이런 내분 양상을 “칼싸움 같다”고 표현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력이 불명예스럽게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대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실패한 인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며 “재선을 향한 길이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관해서는 “그를 이해시키려면 요점을 단순하게 해야 하고, 직설적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영국은 이번 보고서 유출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차기 총리를 겸하는 보수당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점에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

유력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테리사 메이 현 총리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훨씬 더 가까운 관계를 구축하려 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폄훼하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가 공개된 것이 두 나라 사이의 ‘특별한 동맹’ 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영국 정부의 내부 인사가 친(親) 브렉시트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온 대럭 대사를 워싱턴에서 몰아내기 위해 일부러 보고서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onlinenews@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