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중국 본토인 향한 첫 호소…중국행 철도역서 전단지

침사추이→웨스트카오룽고속철역 행진…주최측 추산 23만명 참여

경찰, 시위대 5명 체포…다시 긴장 상태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7일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홍콩 시위대가 입법회 점거 후 처음으로 열린 주말 집회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중국 본토인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나섰다. 홍콩 당국과 함께 중국에 대한 압박도 높이기 위해 시위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7일 오후 카오룽(九龍) 반도에 있는 쇼핑가 침사추이에서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을 향해 행진했다. 이들은 행인이 붐비는 침사추이 지역을 지나 오후 7시께 대부분 역에 집결했다.

많은 참가자가 시위의 상징이 된 검은색 셔츠를 입고 “우리는 단결한다”,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 “캐리 람 행정장관 사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행진했다.

행진의 목적지인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이 홍콩에서 광둥성 등 중국과 연결되는 철도를 이용하는 곳으로, 의도적으로 선택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곳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집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직접 중국인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시위 장소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배포한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전단지를 본토 관광객들에게 나눠줬다.

일부 참가자는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사용되던 깃발을 흔들었고, 다른 사람들은 2014년 홍콩 시민들이 중국 정부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벌인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위의 상징이었던 노란 우산을 들었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적 인물인 조슈아 웡도 시위대에 합류해 본토 관광객들에게 자유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만리장성(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프로그램)의 검열이 있다고 해도, 그들이 홍콩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치권을 누릴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여전히 필수적”이라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시위를 계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23만명 이상, 경찰 추산 5만6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됐다. 주최 측은 참여자들에게 평화적으로 해산하도록 요청한 후 이번 행진이 끝났음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경찰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관을 방해 및 공격한 혐의로 5명을 체포했다고 8일 오전 밝혔다.

이로 인해 홍콩 시위는 “다시 긴장 상태로 바뀌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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