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한달새 프랜차이즈 100개 난립

지난달 신규 프랜차이즈 117곳

외식업 경기 악화 속 부실 우려

가맹점 모집 자격요건 강화 절실

외식 프랜차이즈 간판이 즐비한 명동거리 [연합=헤럴드경제]

외식업 경기가 매년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외식 프랜차이즈는 우후죽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달 새 100개에 달하는 외식 브랜드가 생겨났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가맹사업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현행 시스템 탓에, 외식업 예비 창업자들이 부실 가맹본부로 인한 피해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117개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보공개서는 가맹점 창업 희망자가 계약에 앞서 가맹본부의 매출, 재무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다.

신생 프랜차이즈 현황을 살펴본 결과 외식업(주점 포함)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프랜차이즈의 85%가 넘는 100개 브랜드가 외식업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등록한 외식 브랜드(41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식 전문점 31개, 기타 외식 11개, 커피 9개, 치킨 8개, 분식 7개 등이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1~6월)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6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개)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가 지속 늘고 있는 것은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 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 희망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이다. 하지만 외식업 경기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업경기지수는 65.97로 지난해 1분기 69.45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국내 외식업 폐업률은 23.8%에 달한다. 이처럼 외식업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외식 프랜차이즈는 난립하면서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부실 가맹본부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본부 개설에 있어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신고제’ 방식의 현행 가맹사업법을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가맹사업을 하고자 하는 가맹본부가 공정위 또는 지자체를 통해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기만 하면 가맹점 모집에 나설 수 있다. 관련해 이미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맹사업 전 ‘2개 직영점을 1년간 운영’하도록 가맹본부에 자격 요건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2017년 발의했다. 논의에 진척이 없자 공정위가 이를 ‘1개 이상 직영점’으로 요건을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나 야당 반대로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국회 계류 중으로 개정안 논의 재개 시점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가맹본부들이 최소한의 역량은 검증받아야 하는데 그조차 이뤄지지 않다보니 물품 공급부터 매뉴얼 관리, 서비스 품질 관리, 브랜드 홍보 등 가맹점을 관리하는 본부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평균 1~2억 들여 창업하는 가맹점주 피해로 연결되는 문제가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이 조속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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