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의 ‘광폭행보’…신선하거나, 때로는 과하거나

해외 싱크탱크와 정책협약…’파격’ 평가

광범위한 행보로 야권 ‘표적’ 되기도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양 원장은 오는 12일까지 중국에 머물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와 정책협약식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뉴스1)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양 원장은 오는 12일까지 중국에 머물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와 정책협약식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뉴스1)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광폭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수장으로서 정책정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평가와 함께, 일부 행보는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 원장은 9일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와 정책협약식을 체결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중국공산당의 중앙당교는 고급간부를 양성하는 고급 교육연수기관이자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다.

중국 중앙당교가 외국 정당 싱크탱크와 정책협약을 맺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의 정당 싱크탱크와 정책협약을 맺는 것도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정책협약이 당교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중국에 이어 오는 13일부터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를 찾아 정책협약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일본과 호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의 싱크탱크와도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 원장은 이날 중국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선험적으로 풀기 위해 오래 연구 성과를 축적해온 싱크탱크들과 교류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의원외교가 시스템 외교로 굳힐 수 있게 가교를 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의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인적 교류 중심으로 진행됐던 의회외교가 정당·정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교류의 연속성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 원장은 이에 앞서 지방자치단체 소속 싱크탱크들과도 업무협약을 맺는 전례 없는 시도를 하기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양 원장의 이 같은 활동은 국회와 여야5당 싱크탱크의 국회 신뢰 제고를 위한 실무협의체 구성으로도 이어졌다.

반면, 일부 행보들을 두고서는 민주연구원장이라는 양 원장의 위치에서 너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양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해석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만찬 회동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만찬이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강조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는 즉각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이라는 지적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전날(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 원장이 민주연구원장 취임 전인 올해 초 윤 후보자와 만난 사실이 공개되자, 야권에선 두 사람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를 지적했다.

여야 싱크탱크 간 실무협의체 구성의 계기가 됐던 민주연구원과 광역지자체 간 정책 업무협약도, 처음에는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비판을 야권으로부터 받았다.

양 원장은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에서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이해찬 대표와 함께 총선 ‘병참기지’ 역할에 전면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의 광폭행보에 민주당 내부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양 원장이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말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양 원장의 정치적 감각과 기획력을 언급하며 “당의 장기적 비전과 재집권 전략, 그것에 맞는 주요 정책들을 특유의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진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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