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복’ 전방위 외교전…정부 실무자 대거 美-日로 ‘동분서주’

일본 경제보복 해결 위해 미국 중재역 요청 총력

김현종 안보 2차장 전격방미…“한일관계 당연히 논의”

외교부 양자경제외교 국장도 미국 도착 “일본 부당성 알리러 왔다”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오른쪽)이 지난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만남에 앞서 손 회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 2차장은 10일(현지시각) 한일관계 등에 대한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는 우리 정부 실무자들이 미국와 일본 등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에겐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적극 알리고 중재역을 요청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본과도 외교채널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려 애쓰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0일(현지시각)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덜레스 공항을 통해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과 미 상·하원(인사들을)을 다양하게 만나서 한미 간에 이슈를 논의할 게 좀 많아서 출장을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 이슈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방미 기간 행정부 및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 차장은 미국 내 무역·통상분야 인사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해 왔다는 평가다. 김 차장은 ‘북미 실무협상 문제 등도 논의하는가’라는 질문에 “그것도 백악관 상대방과 만나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2월말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3월 30일부터 4월3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했다. 당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만나 4월 11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미 의회 한반도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 10명 내외와 접촉한 바 있다.

같은 날 외교부 실무자도 미국에 도착했다. 워싱턴에 짐을 푼 김희상 외교부 양자 경제외교 국장은 11일 롤랜드 드 마셀러스 미 국무부 국제금융개발 부차관보와 회동한다. 또 김 국장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도 면담을 하고 양국 관심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기자들에게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해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에 왔다”고 했다.

앞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8일 다음주 미국 출장 예정임을 언급하며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대미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정부 실무 차원의 일본 방문도 예정돼 있다. 외교부 일본 전담인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일본지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국장은 이번 주말께 출국한다. 당국자는 “남관표 주일대사 부임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라고 했다.

해외에서 지역 공관장 회의가 열리면 본부에서 담당 국장이나 심의관이 회의에 배석하며, 통상 이 계기로 해당국의 카운터파트와도 만난다. 지난 1월 31일에도 일본지역 공관장 회의 참석차 김용길 당시 동북아국장이 일본을 방문한 계기에 한일 국장급 협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일 국장급 협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정부 당국자는 “한일 국장급 협의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다만 무역제한 조치를 시행 중인 일본 정부 내에서도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과 외무성의 입장은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외무부처는 상대방과 싸우려는 부서가 아니다”며 “일본 외무성 내엔 한일관계를 잘 해보려고 하는 인사들도 많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측 외교채널을 최대한 활용해 ‘강경파’로 분류된 경제산업성의 조치를 되돌릴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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