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트럼프 경멸 만연” “영국총리 후보 보리스 존슨 ‘역풍’”…킴 대럭 사임 ‘후폭풍’

‘유력 총리 후보’ 존슨, 노골적 친트럼프 행보에 역풍

워싱턴 외교단 “남 일 같지 않아” 동변상련 표출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의 사진. 그는 미국 행정부를 무능하고 서툴다라고 폄회하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맹공에 휩싸였고, 결국 10일(현지시간) 사임을 표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행정부를 ‘서툴다’, ‘무능하다’ 등으로 깎아내린 이메일 보고서가 유출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을 받은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결국 사임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과 영국 내 정치·외교계에 불어닥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대사를 ‘희생시켰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동시에 주미 외교단들은 대럭 대사의 사임을 놓고 “우리 중 누구라도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동변상련’의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대럭 대사가 “현재 상황은 내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면서 사임 뜻을 밝혔으며, 그 역풍이 유력 총리 후보인 존슨 전 외무장관에게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럭 대사는 존슨이 지난 9일 보수당 지도자 경선 TV토론회에서 자국의 대사를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과 관계가 좋다”면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드는 것을 목격한 후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가는 존슨 전 장관의 노골적인 친(親) 트럼프 행보에 반기를 들면서 차기 총리로서 존슨 전 장관의 자격 논란까지 점화시키고 있다. 앨런 던컨 영국 외무부 차관은 “존슨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의 대사를 희생시켰다”고 밝히면서 차기 보수당 리더로서 그의 행동은 “매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에밀리 손베리 그림자 내각 외무장관은 “존슨 전 장관은 우리 정부를 웃음 거리로 만들 뿐만 아니라, 차기 보수당 리더가 영국의 뛰어난 국민들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보수당 지도부 경선의 판세마저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미 보수당 표심이 상당수 존슨에게 쏠려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주미 외교단 사이에서는 자신들도 대럭 대사와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었을 것이란 애환과 함께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워싱턴 정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리 중 누구였을 수 있었다. 트럼프에 대한 경멸이 대사들 사이에서 흐르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주미 외교단들이 자신들도 대럭 대사와 같이 “같은 것(트럼프 행정부를 깎아내는 보고)을 썼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외교단들은 타국을 향한 예고없는 공격이 난무하는 워싱턴을 ‘블랙홀’이라고 표현키도 했다. 한편 미국 현지 매체들도 대럭 대사의 사임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우호적관계를 위해서는 대통령에 대한‘아첨’만이 살 길이라는 웃지 못할 지적도 제기된다. CNN은 “(대럭 대사를 내쫓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강한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아첨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동맹국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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