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찰, 우리공화당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 방해 왜 방관했나”

국무회의 자료…2일 청와대서 열린 각의에서 질책성 발언

“서울시서 철거때 충돌만 막아”…2차 행정대집행 예고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 총수·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 [연합=헤럴드경제]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30대 기업 총수·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때 경찰이 적극 개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최근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공화당 천막에 대한 2차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상태여서 경찰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을 통해 입수한 국무회의 관련 자료를 근거로 이 같이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달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 과정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행정대집행이 서울시 몫이라고 하나 경찰이 충돌만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아름답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며 현행범이다. 그럼에도 경찰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충돌만 막았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을 무시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농성 천막을 설치한 지 46일 만인 지난달 25일 오전 이를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당시 천막을 지키던 우리공화당원과 지지자 400여 명(우리공화당 추산)이 격렬히 저항하면서 서울시·용역업체 직원들과 충돌했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24개 중대를 투입했지만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천막에 방수포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8일 우리공화당 측에 “같은 날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라”며 2차 계고장을 보냈다. [연합=헤럴드경제]

서울시는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한 2차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이미 “이달 10일 오후 6시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는 2차 계고장을 우리공화당 측에 이달 8일 전달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8일 “천막 설치를 막아 달라”며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점유권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심문 기일은 이달 17일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에도 우리공화당은 철거 5시간 만인 지난달 25일 오후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천막을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가, 이달 6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천막 4개동을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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