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 나선 ‘센터포워드’ 황의조, 아시아인 유리천장 깰까

 

이미지중앙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황의조.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충분한 능력을 갖췄으나 소수자나 여성이 일정 서열 이상 오르지 못하게 막는 보이지 않는 벽 ‘유리천장’. 그동안 세계 최고의 무대인 유럽으로 넘어온 아시아 출신 축구 선수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벽’은 존재했다. 인종 차별로 인해 어떤 선수라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비슷한 실력을 지녔더라도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선택을 받지 못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엄청난 노력을 통해 편견을 깨왔다. 박지성, 손흥민, 혼다, 카가와 신지, 요시다 마야 등 아시아 선수들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유럽무대를 주름잡았다.

그런데 여전히 유럽무대의 벽을 완전히 넘지 못한 포지션이 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센터포워드)다. 과거 독일 무대를 평정했던 차범근이 있지만, 현대축구에서는 수비수들의 체격조건이 더욱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이 작은 아시아 출신 센터포워드에 대한 편견은 오히려 강화됐다.

유럽 무대에 진출한 아시아 센터포워드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만 해도 박주영, 석현준, 이동국 등이 2000년대에 유럽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출장 기회 자체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박주영은 프랑스 무대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최고 명문 중 하나인 아스날까지 진출했지만 끝내 적응에 실패했다. 박주영은 경쟁자였던 마루앙 샤막, 니클라스 벤트너가 부진한 와중에도 거의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처럼 센터포워드의 유럽 무대 진출은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시 설레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 황의조가 유럽 무대 진출한다는 것. 행선지는 FC지롱댕 드 보르도. 박주영이 뛰었던 프랑스 리그앙(1부)무대다.

여기에는 지난해 활약이 바탕이 됐다. 황의조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J리그에서는 감바오사카 소속으로 16골을 터트리며 득점 3위에 올랐다.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대표팀에서는 아시안게임 활약이 빛났다. 전 경기(7경기)에 모두 출장해 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과 함께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우승으로 병역혜택을 받아 유럽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의조가 아시아 출신 센터포워드로서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 진출했던 선수들보다 성공 가능성은 더 높다는 것이다.

이미지중앙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은 어디서든 위력적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당연히 그가 가진 실력이다. 황의조는 아시아 출신 센터포워드로서 보기 드문 능력을 지녔다. 그동안 아시아 진출한 센터포워드는 키가 작지만 빠르거나, 신체조건은 훌륭하지만 순발력은 좋지 못한 편이었다. 반면 황의조는 모든 능력을 고루 갖췄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슈팅 능력이다. 황의조는 뛰어난 발목 힘을 바탕으로 페널티박스 모든 지역에서 골을 노릴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또한 황의조의 오른발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도 강력한 중거리슛을 구사할 수 있다.

184cm의 훌륭한 신체조건을 지닌 황의조는 밸런스까지 뛰어나 최전방에서 등을 지고 버티는 능력이 출중하다. 빠른 스피드와 폭넓은 활동량까지 지녀 침투 능력까지 탁월하다. 이러한 ‘스펙’은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에게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유럽무대에서의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인 축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도 황의조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듯싶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최근 몇 년 중 한국 선수들의 유럽 무대서의 이적이 가장 활발하다. 지동원(마인츠05), 권창훈, 정우영(이상 프라이부르크) 등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이적에 성공했다. 이강인, 조현우 등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과연 한국산 ‘센터포워드’ 황의조가 유럽무대의 중심에서 아시아 공격수의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까? 다음 시즌 유럽축구의 관전포인트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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