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 지난 주말에도 ‘송환법 반대’ 집회…11만여명 모여

시위대 한때 도로 점거…경찰과 대치하기도

참여 인원 감소 양상…21일에도 집회 예정

일요일이었던 지난 14일 홍콩 샤틴 지역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플래카드에는 송환법을 추진했던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등 홍콩 정부를 겨냥하듯 ‘너희는 절대 듣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항상 말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홍콩 시민들이 주말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4일에도 11만여 명이 모였다. 집회에 참여한 시위대는 한때 도로를 점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1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만8000여 명)은 지난 14일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악법 철폐’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다. 지지를 보내는 인근 주민도 상당수였다. 일부 시위대는 성조기(미국 국기), 유니언 잭(영국 국기), 영국 통치 시대의 홍콩기를 들기도 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이날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 중 일부는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대부분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홍콩 당국은 이날 시위 현장에 경찰 2000명을 배치했으나,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 8시께 폭동 진압 경찰이 투입돼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며, 대부분 시위대는 경찰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섰다.

홍콩 시민들은 매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다. 지난달 9일 103만명, 16일에는 200만명이었던 참여 인원은 지난 2일 입법회 점거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7일 23만명(이상 주최 측 추산)으로 감소했다.

홍콩 재야 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다음 주 일요일인 오는 21일에도 입법회 부근에서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참여 인원 수가 향후 집회 추이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에 대한 중국 본토 송환 시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위가 이어졌다. 람 장관이 지난 9일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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