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달러’…힘 받는 미국 ‘외환시장 개입’ 시나리오

전문가 “연준 도움 없이도 재무부 단독으로 개입 나설 수도”

외환시장 개입, 달러 상승 압력 상쇄시키기는 역부족일 수도

FT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해 연방준비제도 등의 도움없이 재무부 단독으로라도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달러가 무역 가중치 기준으로 10여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미 재무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외환시장 개입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단독으로라도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를 달가워 하지 않고, 수출 증대를 위해 다른 나라들이 자국 통화를 더 낮게 조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언사는 미 재무부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95년 이래 미국이 외환시장에 공식적으로 개입한 것은 총 세 번이다. 행정부는 과도한 환율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앞선 세 번의 개입에서 모두 다른 대형 은행들과 협력해서 행동에 나섰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의 달러 강세를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미국 재무부의 주도로 외화안정기금을 통해 환율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이 경우 뉴욕 연방준비제도는 재무부의 공식 대리인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준이 행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지지하고, 이에 도움을 줄 것인가 여부다. 과거 행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연준과 손발을 맞춰왔고, 심지어 시장 개입에 대한 부담도 동등하게 짊어져왔다. 만약 연준이 행정부의 행동에 동참한다고 할 경우, 외화를 사들이기 위한 행정부의 ‘실탄’은 약 2000억 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연준이 외환시장 개입을 지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연준이 ‘화력’을 지원해 달라는 행정부의 요구에 저항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연준을 압박하는 부담을 질 공산은 낮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캐힐 외환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합의하지 않더라도 재무부는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는 게 우리의 해석이다”고 밝혔다.

타국 중앙은행들이 미 행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지지할 가능성도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물론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 등이 합심해서 화폐 안정화를 시도한 적은 있다. 오늘날과 다른 점은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에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당사자가 현재는 미국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 조치가 달러 강세 현상을 완화시키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반적인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 미국 경제만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형태의 개입도 이를 상쇄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다. 크레이그 찬 노무라 전략가는 “(미 정부의 개입이) 단기 변동성과 급격한 달러 하락을 야기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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