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EEZ도 위협하는 日…나포 위협에 정부 ‘비상령’

관계악화 틈타 日, 동해에 순시선 추가 배치

해경, 어민 보호 위해 경비 강화 등 경계령

일본 “한국 불법 어로 탓에 단속 강화” 주장

과거사→경제→동해문제 번질라 초긴장

일본 수산청의 어업지도선. [일본 수산청]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경제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도 양국 간의 마찰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충돌이 잦았던 동해 EEZ 접경지역에 최근 양국 관계 악화를 이유로 순시선을 대폭 증강하면서 나포 가능성이 커지자 해경은 우리 어민 보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일본 수산청과 해상보안청은 동해 EEZ의 대화퇴(大和堆) 어장 주변에 어업지도선과 순시선을 대폭 증강했다. 특히 한일 중간수역 주변에 단속선을 집중 배치하면서 사실상 한국 어선을 노린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소식을 확인하고 최근 해경을 중심으로 우리 어선 보호 강화에 나섰다. 일종의 ‘비상 경계령’을 내린 셈이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일본 정부가 양국 관계가 악화되며 단속 강화를 명목으로 동해 EEZ 부근에 단속선을 대폭 증강했다’는 정보를 전달받고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며 “아직 우리 어선의 피해 신고는 없었지만, 혹시 모를 위험 상황을 대비해서 예방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한일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동해 EEZ 주변 단속 활동을 강화해왔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해 나포한 외국 국적의 선박은 모두 6척으로, 이중 한국 어선만 5척에 달했다. 불법 조업이 빈번한 중국이나 대만 어선을 지난해 단 한 척도 나포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도 대화퇴 부근에서 일본이 외국 선박을 퇴거시킨 경우는 451건에 달하는데 이중 한국 선박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우리 어선이 자주 일본 EEZ로 넘어와 어업주권법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순시선이 현장에서 조사한 우리 어선 중에는 정상적인 활동을 했던 경우도 상당해 어민들은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불필요한 피해를 입는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3월에도 EEZ 부근에서 조업하던 한국 국적의 오징어잡이 배가 불법 조업을 이유로 일본 측에 나포되기도 했다.

일본 수산청 어업단속본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국과의 무역 마찰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동안 북한과 한국 어선들의 불법 어로가 문제가 됐기 때문에 단속을 강화한 것”이라면서도 “최근 일본 어민의 불만 신고가 많아 적발 시 나포 등의 엄정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일간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 심화된 양국 간의 갈등은 점차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에서 경제 문제로, 이번에는 동해를 둘러싼 영토 문제로 양국 간의 갈등이 점차 확전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지난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때 일본이 영유권을 두고 시비를 걸고 나섰던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질 우려도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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