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가요” 항공업계 일본행 운항중단 봇물

대한항공·아시아나 일본 노선 운휴 및 기종변경으로 대응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가능성…추가 공급축소 검토

20190729000592_0저비용항공사(LCC)에 이어 대형항공사(FSC)도 하반기 일본 노선 공급 조정에 나서며 항공업계에서 탈(脫) 일본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과잉공급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 여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오는 2일 일본이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수요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추가 공급 축소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9월3일부터 기존 주3회(화·목·토요일) 운항하던 △부산~삿포로 노선에 대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기존 예약 승객들은 내항기를 이용, △인천~삿포로 노선으로 대체예약을 제공할 예정이며 운항 재개 일정은 미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후쿠오카, △인천~오사카, △인천~오키나와 노선의 일부 스케줄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대형기종인 A330에서 소형기 A321, 중형기 보잉 B767 등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다. 좌석수를 줄여 해당 노선을 축소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제안가요항공업계脫일본러시…9월운항중단봇물종합앞서 국내 주요 LCC들도 하반기부터 일본 노선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 티웨이항공은 오는 8~9월에는 △부산~사가·오이타, △무안~기타큐슈, △대구~구마모토 노선 운항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은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에어부산은 △대구~도쿄 노선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진에어도 동계 스케줄에 맞춰 오는 10월 △인천~후쿠오카 노선 감편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는 일본 노선 수요 감소 영향보다는 동계시즌 급증하는 동남아 노선에 증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을 줄이거나 없앨지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다.

업계에서 하반기 잇따라 일본 노선 공급조절에 들어가는 것은 그간 과잉공급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점과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맞물린 결과다.

그간 일본 노선은 ‘효자 노선’으로 불리며 항공사들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비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취항이 자유로운 점 때문에 LCC들이 경쟁적으로 취항, 공급석을 경쟁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늘어난 공급석에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하자 노선 재조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노선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운항편수의 증가율은 7.68%에 달했다. 탑승률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불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 움직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항공사들도 성수기 이후 탑승률 저하를 우려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에 대한 공급 축소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는 2일 일본이 한국에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릴 경우 이슈가 장기화 돼 추가 공급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불거진 이달 초만 해도 일본 노선 수요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항공사들도 예약률 감소 등 가시적인 변화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일본 전 노선에 대한 예약률은 7월, 8월, 9월 각각 전년 대비 3%포인트(p), 2%p, 2%p 떨어지며 전반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2주차까지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불매운동 조짐이 본격화된 3주차부터 관광지를 중심으로 예약률이 떨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다음달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한다면 일본 노선 수요 감소세는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공사마다 중국 등 신규 취항이나 동남아 등 타 지역 증편 등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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