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쏜 ‘군 발표 탄도미사일’, 사실은 방사포였나

북한이 지난 5월 9일 실시한 화력타격훈련에서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연합=헤럴드경제]

북한이 전날 발사한 발사체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였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날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맞다면 한미 군 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발사체가 대구경방사포였다는 것으로, 군이 오인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미 군 당국의 탐지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셈이 돼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 도발에 대한 국가안보망에 구멍이 뻥 뚫린 것과 다름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시험사격을 통하여 새로 개발한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탄의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곗값에 도달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무기 체계 전반에 대한 전투 적용 효과성이 검증됐다”고 전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조종방사포 무기체계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개발 정형(상황)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하시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에 대해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남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 수위를 조절했다.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라는 것은 한미 군 당국의 탐지 능력 한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5일 발사를 ‘위력시위사격’으로 규정했는데 이번에는 ‘시험사격’이라고 명시했다. 위력시위사격은 발사체의 최대 능력치를 시험하는 것으로 25일 발사 당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고도 약 50㎞에서 600여㎞를 비행했다.

전날 발사에서는 2개의 발사체가 고도 약 30㎞에서 250여㎞를 날았는데 기존 미사일과 달리 고도가 너무 낮은 점이 특이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군 당국 역시 이런 이유로 전날 발사에 대해 “시험사격”으로 보인다고 밝히긴 했지만,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규정해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경에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발표가 사실이라면 군 당국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인한 셈이다. 대구경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유사하다 보니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탄도미사일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 당일인 31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로 열린 국방포럼에서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이지스함에서 발사체를 처음 포착했으며 북한 미사일이 “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사일이 아닌 대구경방사포일 경우 요격은 어려운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한다.

전날 시험사격에는 조용원, 리병철, 유진, 김정식 등 노동당 제1부부장 및 부부장과 박정천 포병국장(육군대장)이 참석했다. 박 국장은 지난달 25일 발사 때는 언급이 안 됐는데 이번에는 자기 소관인 포 사격이라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4일 동해상에서 김 위원장 참관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했으며 당시에도 박 국장이 수행했다.

한편, 통신은 전날 발사에 대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제시한 무력건설 포병 현대화 전략적 방침에 따라 단기간 내에 지상군사작전의 주역을 맡게 될 신형 조종방사탄을 개발하고 첫 시험사격을 진행하게 된 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커다란 긍지와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시험사격 결과에 거듭 만족을 표시하시면서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데서 커다란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또 하나의 훌륭한 우리식 방사포 무기체계를 만들어 낸 국방과학 부문과 군수노동계급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시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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