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에…한중일 금융시장 요동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5일 주가와 원화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헤럴드경제

미중 무역전쟁과 겹쳐진 한일 경제전쟁으로 양국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다. 코스피가 2%대 낙폭을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단숨에 돌파하며 원화가치는 급락세다. 도쿄 증시도 지난 주말에 이어 또다시 2% 안팎의 속락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도 대외개방 정도가 비교적 낮은 중국 증시는 견조한 모습이지만, 위안화 환율은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스닥마져 신라젠 발(發) ‘바이오 쇼크’로 600선이 붕괴됐다.

5일 원/달러 환율이 2년 7개월 만에 1200원선을 돌파했다. 장중 1210원까지 가볍게 넘어서며 급등세다. 코스피 2% 넘게 하락하며 1960선 아래로 주저 앉았고, 코스닥은 1년 5개월여만에 600선이 무너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긴장 고조로 인한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과 글로벌 교역 부진 전망이 반영됐다”며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 당국의 소극적 위안화 환율 관리, 증시의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도 환율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위안화 환율은 11년만에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이던 2008년 5월에 나타났던 현상이다.

그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다만 중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은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효과를 부분적으로 상쇄시키는 측면도 있다.

원화나 위안화와 달리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만 해도 108엔선을 웃돌았으나, 이날에는 106엔대로 떨어졌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장기적으론 일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달러화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본 규제가 더 강화될 경우 환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시에는 은행 부문에서의 일본계 자금 유출이 컸고, 2012년 독도로 인한 한일 갈등 고조 시에는 비은행 민간부문에서 자금 유출이 컸다”며 추가 규제 강화는 원화의 추가 약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채권은 강세(금리 하락)를 지속했다. 시장 개장과 동시에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지표금리는 각각 2.6bp(1bp=0.01%포인트), 1.9bp 하락한 1.234%, 1.330%를 찍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은 아직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1200원대가 고착화되면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 증시하락 때문에 더 빠져나갈 유인이 생긴다”며 “환율 상승의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될 변곡점”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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