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식시장, 나흘 만에 ‘약 1700조원 손실’…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종가 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767.27포인트 하락한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 있다. [EPA=헤럴드경제]

미국 주식시장이 채 일주일도 안돼 1조4000억 달러(약 1700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미 CNBC방송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의 금리 인하로 시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중국의 보복에 이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언하면서 주식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투자자들이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장기전에 대비해 사상 여섯번째로 큰 767포인트나 폭락했다. S&P 500지수는 일주일도 안돼 5% 넘게 급락했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 가까이 치솟으면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NBC는 지난 달 31일 연준이 10여 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겉보기에는 주식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환영할 것 같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를 ‘중간 조정’이라고 표현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는 1%나 하락했다.

이어 다음 날인 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갑자기 휴전을 끝내면서 주가가 다시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윗에서 “오는 9월부터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상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S&P 500지수는 또 0.9% 급락하며 연중 최악의 한 주를 마감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위협에 즉각 반격했다.

5일 중국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자국 통화의 심리적 레드라인인 달러화 대비 7위안을 넘어서는 것을 허용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 농산물의 구매를 중단했으며, 사들인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의 이 같은 보복조치들은 주식시장을 뒤흔들었고, S&P 500은 거의 3% 가량 하락했다.

잇따라 미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언하면서, 중국이 무역에서 ‘불공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주식시장에 또 다시 타격을 입혀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는 결과를 낳았다.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졌다.

10년 만기 미 재무부의 국채 수익률은 5일 1.74% 이하로 떨어져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금은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미국은 관세 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인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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