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일로 환율전쟁, 결국 미국 중국 모두에 ‘부메랑’

미 ‘환율조작국’ 지정, 대중 추가 관세 정당화 수단으로 사용

달러가치 상승, 위안화 평가 절하…미 무역수지 악화 전망

“고율 관세, 통화 평가절하 1930년 대공황 떠올리게해”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5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양 국의 갈등이 세계 양대 경제대국에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전문가들은 환율전쟁이 추가적인 무역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더 많은 관세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에스와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미국은 이번 지정을 일방적인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어느 정도 규모의 관세를 매길 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최악의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심상찮게 나온다. 프라사드 교수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된다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이 본질적으로 중국으로부터의 모든 수입을 중단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거듭되는 미국의 강도 높은 무역 규제가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했던 ‘대(對)중 무역적자 해소’ 달성은 커녕, 오히려 적자 폭을 키울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달러의 가치가 지난해부터 오르고 있는데다, 중국의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면 전반적인 무역수지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이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버트 스콧 경제정책연구소 경제전문가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향후 몇 년 동안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이 자국통화를 계속해서 평가절하 한다면, 비록 관세의 영향으로 중국산 수입이 줄더라도 무역적자는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오늘날 환율전쟁에서 예상가능한 최악의 결과는 세계 경기 침체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마저 악화되는 것이다.

마크 소벨 전 재무부 관리는 “무역전쟁과 관련된 금융 불안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신뢰와 투자심리를 해치면서 미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찰스 카일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재현을 우려했다. 당시 대공황이 진행되면서 국가들은 앞다투어 고율 관세와 통화 평가 절하를 통해 교역 상대국과 경쟁에 나섰다. 카일 교수는 “그 (대공황 시대의) 몇 년 간 세계 무역은 거의 완전히 중단됐다”면서 “나는 그 시작점에 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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