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인 10명중 2명 ‘탈출’, 남은 국민 40%도 “떠나고 싶다”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공공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베네수엘라에서 자국을 떠나려는 국민들의 탈출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속에 경제 위기와 사회 혼란이 지속되면서 2015년 이후 국민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여론조사기관 콘술토레스21의 조사 결과를 인용, 베네수엘라 국민 10명 중 4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56%는 ‘올해가 가기 전에 떠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목적지로는 ‘칠레’가 20%로 가장 많았고, 콜롬비아(16.9%)와 페루(10.7%)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 3180만명의 15~19%가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많게는 600만명 이상이 이미 고국을 등진 셈이다.

유엔의 추정치로는 올해 50만명 이상이 더 탈출해, 전체 숫자가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140만명 가량이 이웃 콜롬비아에 자리를 잡았다.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이민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펼쳐 왔다.

다만 페루와 칠레, 에콰도르는 이민자가 계속 늘어나자 최근 베네수엘라 이민자에 여권과 비자를 요구하기 시작하며 조금씩 문을 닫으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이미 타국으로 떠난 베네수엘라인의 45%는 ‘상황이 나아지면 귀국하겠다’고 답했지만, 35%는 ‘다시 귀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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