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디지털 금’으로 자리잡나

 

가격급등…암호화자산 비중 70% 넘어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비트코인이 페이스북 리브라(Libra) 무기연기라는 악재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자산 시가총액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넘어섰다. 적어도 암호화자산 시장 내에서는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되는 모습이다.

15일 세계 암호화자산 시세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1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페이스북 리브라 무기연기에 따라 한풀 꺾였던 비트코인이 반등세를 탄 시점은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재점화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지 하루 만인 2일 비트코인 가격은 14%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재차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14일 새벽 미국이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3개월 연기한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에게 위기는 곧 기회였다. 비트코인은 2013년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에 나서 유럽전역을 불안하게 했던 키프로스 사태와 2016년 브렉시트시 두달 동안 70~160%의 급등세를 보였다. 2017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하면서 발언한 ‘화염과 분노’는 당시 비트코인 폭등세의 시발점이 됐다.

이를 반영하듯 비트코인 가격은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위험자산인 원화에 대한 선호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원달러 환율 그래프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지난 6~7월 페이스북 리브라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도드라졌지만, 이내 비트코인은 원달러 환율과 동조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세배 이상 상승하는 과정에서 알트코인(비트코인외 암호화자산)과 디커플링(비동조화)을 강화하고 있다. 암호화자산 시장에서 시가총액 30위까지의 암호화자산 중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3월 말 57%에서 최근에는 74%까지 높아진 상태다.

기존에는 블록체인이나 암호화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 미국 등의 금융당국에서 호재가 나오면 비트코인이 먼저 올랐고, 동반해 다른 코인들도 오름세를 보이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올들어 추세가 바뀌고 있다. 비트코인이 오르고 있지만 알트코인은 하락세다. 자본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와 함께 해당 자산군 내 1등 자산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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