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외에서 육성으로…‘인플루언서’ 길러내는 기업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기업들이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Influencer)’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영향력이 큰 인기 인플루언서 섭외로 신선함을 불어넣었던 기업들의 관심이 최근에는 ‘직접 육성’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각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양성해 마케팅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의 종사자를 양성하는 사회공헌의 장점까지 더해지며 기업들로부터 주목받는 모습이다.

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시각이 아닌 일반 소비자 중 한명인 인플루언서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최근 유튜브(YouTube) 크리에이터나 아프리카TV의 BJ 등이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식되는 현실을 비춰봤을 때 1인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프로그램은 청년층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들은 앞다퉈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미래의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아차 ‘빅튜버’ [기아차 제공=헤럴드경제]

기아자동차는 지난달부터 기존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빅(VIK)튜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아차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관련 분야 인플루언서를 육성하고, 참신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아차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해 총 2000만원에 달하는 활동비를 지급한다. 또 인기 크리에이터 초청 강의와 영상 제작 및 편집, 그리고 채널 브랜딩 강의까지 콘텐츠 제작의 기초부터 실전까지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빅튜버’들은 매월 1건씩 기아차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기아차의 마케팅 활동에도 참여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 관련 콘텐츠들이 기술적인 측면에 주력한 딱딱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면, 빅튜버가 창조해 낼 콘텐츠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나 형식적인 측면에서나 이전에 없던 참신하고 신박한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드림플러스 트래블 크리에이터’ [한화그룹 제공=헤럴드경제]

한화그룹도 지난달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행 콘텐츠 제작자 훈련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 ‘드림플러스 트래블 크리에이터(DTC)’를 운영하고 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취업 혹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에게는 2박3일 간의 국내여행과 4박5일 간의 해외여행, 400만원의 활동비 등을 지원하며, 양질의 여행 콘텐츠 제작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 인턴십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열 번째다. 한화 측은 지난 9회차까지 과정을 이수한 대학 졸업생 중 다수가 한화그룹이나 CJ, NHN, EBS 등 콘텐츠 제작사 취업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KT는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터 팩토리 센터’를 지난 5월 오픈했다. 개인이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들과 시설을 1인 미디어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전문인력이 상주해 기획, 촬영, 편집 교육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을 전문 유튜버로 양성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생겼다. 신한은행은 사내 공모를 통해 직원 유튜버를 선발하고 지난달 30일 창단식을 열었다. 자사 홍보채널 외 직원 개인 채널을 육성하는 독특한 사례로 주목된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오는 22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제12회 부산국제광고제에서도 기업의 인플루언서 활용 마케팅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될 전망이다. ‘인플루언스(Influence)! 소비자에게 올바른 영향력을 미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광고제에서는 전세계에서 출품된 2만여편의 독창적인 광고 작품과 함께 유명 크리에이터를 만나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예정돼 있다.

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은 “기존의 인플루언서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더 많은 인플루언서를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기업들이 앞장서서 조성해 나가는 것은 긍정적인 흐름”이라면서도 “여전히 크리에이터를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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