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가치관, 4차산업혁명으로 잇는다

‘효도 로봇’ ‘반려 로봇’ ‘돌봄 로봇’ 이어

근검절약 길러주는 ‘스마트 저금통’ 까지

㈜스튜디오 크로스컬쳐·에어오더 등

스타트업 ‘전통+IT기술’ 접목 아이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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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들의 창업에서 전통적인 가치관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이어가는 아이템이 두드러진다. 애플리케이션이나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도구를 효도 등 전통 가치관을 지켜나가는 방법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의 ‘효도 로봇’이 대표적이다. 반려로봇, 돌봄로봇으로도 알려진 ‘부모사랑 효돌’은 부모를 가까이에서 보필하기 어려운 자녀들을 대신해 효도하는 로봇이다. 외형은 손자나 손녀를 연상시키는 어린 아이 모습을 한 인형이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는 ‘효돌’을 어르신들의 정서와 건강을 살피는 제품으로 특화시켰다.

‘효돌’에서는 일상적인 안부 인사가 나오고, 연계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녀들이 보내는 음성 메시지도 들을 수 있다. ‘효돌’의 머리와 손, 목에는 반응형 센서가 있어,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으면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며칠간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감안,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효돌’은 식사와 복약, 병원 방문 등의 일정도 알려주고, 치매 예방을 위한 간단한 퀴즈도 낸다. 장시간 동안 어르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긴급상황으로 인지해 보호자에게 알림도 제공한다.

‘효돌’은 지난달까지 국내에 총 931대가 보급됐다. 개인적으로 구매한 수요(47대)보다 지자체에서 노인돌봄사업의 일환으로 구매한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프레도의 스마트 저금통은 근검절약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에 IT를 적용한 제품이다. 프레도는 매번 돼지 저금통 속에 저축해둔 돈을 빼고 다시 저축을 시작할 필요가 없도록 저금통을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겉모양은 저금통이라기보다 로봇에 가깝다. ‘삐뽀’는 애플리케이션과 연계돼 저축액을 스마트폰의 가상계좌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저축액을 연동된 본인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기부할 수도 있다.

‘삐뽀’는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저축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용으로 일반 가정에서도 수요가 꾸준하다. 무엇보다 그 편리함과 데이터 축적의 가능성을 보고 금융사에서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육성기업으로 선정했고, SC제일은행과 현대해상, 농협생명과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사용자의 스마트 저금통을 통한 금융데이터를 보험 영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에어오더와 엘비에스테크의 ‘매직(M.A.G.I.C)’은 어려운 이를 돕는 상부상조의 가치관을 공간정보기술과 비대면주문솔루션으로 풀어낸 경우다.

SBA(서울산업진흥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장애도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에어오더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바탕으로 에어오더와 엘비에스테크는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블록이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고, 상점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에어오더는 소규모 매장에 온라인 주문 결제 기술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내역이 매장의 계산대로 접수되는 식이다. 엘비에스테크는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와 주변 정보를 파악하고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정보 공유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두 회사가 선보일 ‘매직’은 시각장애인들이 주변 상점의 메뉴 정보를 이용해 주문을 하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통해 점자블록 없이도 해당 상점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양사는 주문 시점부터 이용자의 이동 속도, 위치정보를 계산해 매장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예측, 혹시 모를 사고에도 대비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안으로 시각장애인과 전문가 그룹이 함께 참여한 서비스 테스트를 마무리 짓게 된다. ‘매직’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고령자나 외국인, 정신지체장애인까지 수혜자 범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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