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자상한 기업’에 은행들 서로 “저요저요”…왜?

신한·국민·우리은행  체결…하나·농협은행 현재 추진 의논 중

중소기업 운영자금 확보-은행 새 투자처 발굴 ‘윈윈’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 공존을 위한 자상한기업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경협제공) ©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 공존을 위한 자상한기업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경협제공) © 뉴스1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자상(자발적 상생협력)한 기업’에 시중은행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중기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중기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상한 기업’에 다섯번째 기업으로 참여했다.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가운데서는 신한금융·KB국민은행에 이어 세번째다.

자상한 기업은 중기부가 중소기업·벤처기업·소상공인 등과 상생·협력하며, 이들의 혁신 성장 지원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을 맺어주는 프로젝트다.

지난 5월 13일 네이버와 소상공인연합회의 1차 MOU를 시작으로 2차(포스코-벤처캐피탈협회, 5월 21일), 3차(신한금융그룹-벤처기업협회, 6월 24일), 4차(KB국민은행-한국외식업중앙회), 5차(8월 20일, 우리은행-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총 5차례의 MOU가 맺어졌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만 5차례 중 3차례(60%) MOU를 맺는 등 금융업계의 관심도가 높았다.

시중은행들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자상한 기업에 참여하는 것은 새로운 자금 운용처를 확보하려는 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존의 투자 방식에 벗어나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고, 박영선 중기부 장관도 중기부의 여러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은행과 금융기관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언급해 왔다”며 “자상한 기업은 이런 측면에서 양쪽의 니즈(needs)가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금융은 벤처기업, 국민은행은 소규모 자영업을 위한 소호(SOHO) 금융 등 은행마다 가진 강점과 색깔이 뚜렷하다”며 “이런 특색이 다른 산업군보다 자상한 기업 사업에 접근하기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현재 참여한 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도 자상한 기업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자발적으로 연락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딩뱅크인 신한금융이 은행권에서는 제1호로 자상한 기업 MOU를 맺은 데 이어 2위 KB국민은행까지 참여하면서 다른 은행들의 참여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우리은행의 MOU를 이어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중기부와 ‘자상한 기업’을 추진 중인 단계에 있고 중기부와 얘기를 나눠야 하는 부분이 있어 구체적인 내용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자상한 기업 체결을 위한 내부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외 은행들도 자상한 기업 체결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의 잇따른 참여에 자칫 보여주기식 MOU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OU를 먼저 맺고 안 맺고는 중요하지 않고, MOU 후 실적이 더 중요하다”며 “자칫 정부에 대한 보여주기식 선에서 그쳐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금융권의 우려에 대해 중기부는 “자상한 기업이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는 일회성·전시성 사업이 아닌, 지속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열린 국민은행과 외식업중앙회의 4호 자상한 기업 체결식에서 “자상한 기업 맺고 나서 에프터 서비스(A/S)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기부는 연결자·촉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여경협과 자상한 기업 MOU를 체결하고, 여성기업에 11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고 50억원 규모의 여성 매칭펀드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성장 지원을 위해 그룹사(우리은행 앵커투자자)가 함께 3000억원을 출자하고, 5년간 2조1000억원 규모 혁신성장 펀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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