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이상 약 복용하는 노인, 사망위험 25% 증가

건강보험공단, 65세 이상 300만명 5년 추적 관찰

5개 이상 약물 복용하면 입원(18%)·사망(25%) 위험 높아

복용하는 약물이 5개 이상인 노인의 경우 사망 위험이 25%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충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안모(73) 노인은 하루 먹는 약의 종류가 7가지나 된다. 처음에는 당뇨병만 앓아 먹는 약이 2가지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에 만성 장질환까지 더해지면서 먹는 약의 개수도 늘어났다. 안씨는 이렇게 많은 약을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좋지 않다는 의사 말에 복용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여러 기저질환으로 인해 5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사망위험이 25%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20일 밝혔다.

건보공단은 최근 고령인구,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의 증가로 인해 여러 개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현황을 파악하고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중 2012년동안 약물 처방이 270일 이상이고 입원이 없는 300만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이하 다제약물군)이 140만명(46.6%)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반면 약물을 1~4개 처방받은 대조군은 160만명(53.4%)이었다.

이후 대상자를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다제약물군은 대조군에 비해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높아져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또한 다제약물군이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대조군보다 부적절 처방률도 33.2%p 더 높았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연구를 통해 노인환자에서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은 부적절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2018년 기준 95만 명을 넘으며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건보공단은 이런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13개 질환, 3000명으로 넓히고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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