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투자 한국개미 ‘눈물’…반대 포지션 유럽기관은 ‘수익’

글로벌IB 기관 헤지용 상품

국내 증권사 무턱대고 도입

“개인엔 안파는 게 일반적”

높은 수수료로 판매 부추겨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지만, 반대 포지션을 잡은 유럽 기관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구조의 상품을 기관이 아닌 개인에 판 한국의 투자문화가 비상식적이란 평가다. 특히 수수료도 엄청나게 높아 결국 증권사 운용사, 은행이 고객을 ‘호구’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금리 DLS는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발행하고,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HDC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이 이를 펀드(DLF) 형태로 운용했다. 판매는 우리은행(4012억원)이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3876억원), 국민은행(262억원) 등 은행계가 99%를 차지했다.

상품을 설계한 곳은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SG)과 미국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다. 이중 SG는 시중에서 발행된 유럽 국채 금리 DLS의 50% 이상을 설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지역에서는 우리와 반대로 금리하락시 수익이 나는 상품이 상당수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요국 국채 금리 인상에 베팅했던 글로벌 IB들이 지난해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자 위험 헤지 차원에서 금리하락에 대비한 옵션 상품을 설계, 이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증권사를 통해 발행한 것으로 안다”며 “파생상품 자체가 한쪽에서는 반대매매를 취해야 이득을 보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IB 관계자들은 본사가 있는 현지에서는 이같은 고위험 상품을 개인에게 파는 경우는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기관에게 판매해 손실을 보기도 하지만,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으로 감내해 이슈가 될 이유도 없다. 물론 기관 대상으로 팔면 불완전판매도 이슈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조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수익률뿐만 아니라 상품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금리, 유가, 환율 등 3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기초자산에 연동한 파생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들인 금리 DLS 상품의 인센티브 구조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판매채널에서 충분히 상품 타당성을 검토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며 “더욱이 (DLS 상품은 통상적으로 0.4~0.8%의 선취 판매수수료를 떼는 데 비해) 이번 상품은 선취수수료가 1~1.5%에 달해 지점간 판매경쟁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윤호·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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