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3.0 시대, 음악산업 구조까지 변화시키는 팬덤

팬덤이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팬덤이 음악산업 구조까지 변화시킨다. 그 새로운 팬덤은 ‘모성애 팬덤’, ‘양육팬덤’, ‘육성팬덤’, 일명 ‘감 놔라 배놔라’ 팬덤, 혹자는 ‘팬덤 3.0시대’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완전히 새로운 팬덤이 생긴 것은 Mnet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듀서101’ 시즌2를 성공시키고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을 탄생시킨 2017년쯤부터다.

이 팬덤은 스타에게 과거처럼 사랑만 주는 숭배형, 추종형 팬덤이 아니다. 스스로 기획하고 양육하는 팬덤이다. 이건 K팝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큰 인식 변화를 의미한다.

국민 자신들이 뽑아 구성했기에, ‘국민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자신이 직접 뽑았기에 애착이 많고, 때로는 집착까지 이어진다. 이들의 적극성 때문에 소비시장이 형성된다. 요즘 되는 아이돌은 BTS와 ‘프듀’ 출신뿐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룹의 전체를 좋아하는 올팬(all fan)이 아닌 그룹의 특정인 한 명을 좋아하는 ‘원픽’구조다. 원픽(최애) 외에 한 명 정도(차애)의 팬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원픽’만 신경을 쓴다. 나머지는 101명 중에서 자신의 최애 외에 10명을 뽑는 형태여서, 누구든 상관이 없다. 최애와 포지션이 겹치거나 이미지가 충돌한다면 오히려 배제한다.

이 자체가 그룹내에서도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해 멤버들을 파편화시킨다. 이를 ‘프로듀스 101’ 홈페이지에서는 ‘유수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모인 101명의 연습생 소년들이 펼치는 치열한 연습과 냉혹한 방출’이라고 표현할 뿐이다.

‘팬덤 3.0’(스리체어스 간)이라는 제목의 책 저자인 신윤희 씨는 “새로운 팬들은 스타를 동경하지 않고 스타와 거래하고, 관리하는 ‘애정’을 보인다. 팬들이 주체적인 기획자, 전략가, 홍보가, 평론가가 된다”고 썼다. 6인조 그룹 ‘JBJ’(정말 바람직한 조합)은 팬들이 직접 멤버를 구성하고, 홍보전략까지 구사했다는 것이다.

‘프듀101X’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변호사를 구해 고소 고발을 진행하고, 또 국민 프로듀서를 무시한 채 엑스원 데뷔를 강행하고 있는 Mnet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낸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2017년에 방영된 걸그룹을 뽑는 경연 프로그램 Mnet ‘아이돌학교’에 대해서도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프듀101’은 중소기획사의 기존상업논리와 맞지않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프듀101’은 나쁜 제도는 아니지만 교통정리 없이 계속 가다가는 아이돌 제작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이젠 연습생과 방송사, 팬덤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아이돌을 양성하는 중소기획사들은 단순 에이전시로 전락해 존재감이 더욱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이런 새로운 팬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변화된 팬덤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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