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정부, ‘강경모드’ 맞춰 WTO 조만간 제소 …미국 경제압박 가능성 우려

통상팀, 첫 절차인 공식 양자협의 요청 전략적 적기 ‘저울질’

[헤럴드 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일 경제전쟁이 강대강 국면으로 다시 접어들면서 파급효과도 커질 것이 분명해 지고 있다. 우선 미국이 지소미아 협정유지를 희망했던 점을 감안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발(發) 무역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산업통상자원부 한 관계자는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후 한일관계가 다시 강경모드로 접어들면서 WTO 제소도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과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우리 정부는 이에 대응할 카드로 WTO 제소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한 나온 당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상황점검회의를 통해 WTO 제소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후 산업부 통상팀은 물밑에서 꾸준히 WTO 제소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WTO 제소부터 최종 결론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되지만 만약 승소할 경우,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일본 정부의 논리를 근본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일본의 부당함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는 효과를 부릴 수 있다.

WTO 제소 첫번째 절차는 우리 정부가 제소장 역할을 하는 ‘양자협의 요청서(request for consultation)’를 상대국인 일본에 공식적으로 내는 것이다. 양해(DSU) 협정 4조에 따르면 우리가 일본에 양자협의를 요청한 날로부터 10일이내에 일본은 의사를 표명해야한다. 만약 일본이 양자협의에 대한 응하지 않을 경우, WTO 패널절차로 갈 수 있다. 응할 경우에는 요청 후 60일이내 양자협의관련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산업부에서는 일본이 시간을 끌기 위해서 양자협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첫 협의 시도 후 진행된다. 그 절차는 협의에 실패한 뒤 제소국이 WTO에 재판부 역할을 하는 패널 설치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WTO 사무국은 재판관 3인을 선출하고 1심 절차를 실시한다. 한쪽이라도 1심 결과에 불복하면 사건은 상소기구로 올라간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상소심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2년 이상 걸린다. 실제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의 경우 일본의 제소 이후 최종 결정까지 4년 이상 걸렸다.

통상당국은 최근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 품목 중 일부 대(對)한국 수출을 허가하면서 반박 논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WTO 제소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소미아 종료가 산업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외교·안보 차원의 조치여서 연관이 없다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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