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은주의 영화 …돈의 교양…취미가 무엇입니까

800x0▶은주의 영화(공선옥 지음, 창비)=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폭력에 내몰린 사람들의 삶을 내내 보듬어온 작가 공선옥이 12년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집.

생생한 입담으로 약자와 학대받는 여성의 얘기를 풀어나가는 여덟편의 단편소설은 왜 여전히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보여준다.

‘5·18광주’가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모와 나의 이야기인 표제작 ‘은주의 영화’를 비롯, 남의집 살이, 버스 차장, 공장 노동자로 전전하며 집안을 책임지다 병든 언니와 엄마, 그런 사이에 동네에서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된 어린 나의 이야기인 ‘어머니가 병원에 간 동안’, 착취당하는 어머니의 삶이 세대가 지나도 이어지는 상황을 보여준 ‘순수한 사람’ 등 작가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믿고 있는 허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설을 쓰지 못한 채 강연으로 먹고 사는 ‘행사작가’로 전락한 소설가 K의 이야기와 다섯살 아이의 납치 계획을 세우는 퇴임교수 윤의 고요한 일상을 그린 ‘오후 다섯시의 흰 달’은 또 다른 사회의 그늘을 서늘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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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이국명 외 지음, 청림 출판)=은행에 돈을 맡기면 고객이 돈을 내야 하는 마이너스 금리시대가 현실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돈을 저금하면 불어나는 돈의 상식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됐다. 경제상식도 업데이트해야 마땅하다. 책은 생활밀착형 경제 팟캐스트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에서 다룬 제로 성장시대 날아남기 위한 다양한 분야의 경제 지식을 담았다.

모빌리티, 바이오, 창업, 소비심리, 금융, 노동, 보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다 쉽고 정확하게 시장을 설명하고 경제지식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소득이 늘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그동안 빠름이란 경제성장 신화를 좇느라 인간관계와 건강을 포기하다보니 한계효용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됐다며, 느리게 가며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늘보 전략을 소개한다.

또한 공유 경제 시대에 우리가 어떤 탈 것을 이용할 수 있고 어떻게 움직여야 돈을 합리적으로 쓸 수 있는지도 들려준다, ‘소고기 마블링의 불편한 진실’‘의류업체의 꼽수를 이기는 14가지 방법’ 등 쏠쏠한 정보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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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무엇입니까(문경연 지음, 돌베개)=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시인 주요한이 1969년 기관에 제출한 신원진술서의 ‘취미’란을 보면 자필로 ‘독서’라고 적혀있다.

같은 시기 이화여대 신입생들의 취미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독서’와 ‘음악감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즈음 독서는 교양인의 취미로 가장 많이 언급됐을 성 싶다.

도대체 언제부터 독서가 한국인의 취미가 된 걸까? 저자는 취미라는 일상 개념이 근현대사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 탐색한다.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 가입 이력서에는 ‘소긍(所肯)’이란 항목이 있는데 말 그대로 즐기는 것이란 뜻으로 취미를 이른다.

안창호는 여기에 ‘관유산하 관유산해’라고 적었다, 근대지식인이었지만 여전히 조선시대 남성 지식인의 취향을 드러낸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취미는 100여 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쓰였다.

취미는 당대의 시대정신인 계몽, 문명 담론과 결합했다. 1899년 7월7일 황성신문 논설에서 처음 발견된다. 이 말은 실업과 부국강병, 식산흥업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됐다. 계몽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는 게 흥미롭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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