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입장 ‘오락가락’…‘트럼프 리스크’ 글로벌경제 위협

WP “후회한다 발언 몇시간 만에 입장 바꿔”

NYT “재선에 유리 판단…무역전쟁으로 도박”

영국·프랑스 등 세계지도자들 무역긴장에 이의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총리는 각각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문제로 이번 G7정상회의에서 행보를 가장 주목받은 인물들이었다.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층 강도를 높인 대중 무역정책으로, 존슨 총리는 ‘노딜’(무합의)을 불사하겠다는 강경 브렉시트 노선으로 다른 정상들의 우려를 자아냈으나, 정작 두 사람간의 정상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엇갈린 입장을 연달아 내놓으며 또 한 번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그가 미중 무역전쟁을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고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그렇다. 왜 안되겠냐? 그러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이어 ‘다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second thought)”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전쟁에 대해 후회하고 있으며 무역전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자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고조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바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의 답변은 매우 잘못 해석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더 높이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regret)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서 변함없이 단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면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전과 다름없이 단호하다. 그는 좋은 협정을 원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심지어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질문을 듣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엇갈린 발언과 관련해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전쟁 고조에 대해 후회를 나타냈다가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꿔 관세를 더 높이길 원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 대한 후회를 명확히 했다. 오직 그의 대변인만 그가 관세를 더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전쟁에 대한 모순된 신호를 보냈다”면서 “그는 무역전쟁이 2020년 대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도박을 걸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흔들리는 금융 시장과 경기 침체에 대한 광범위한 공포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그의 재선에 이익이 될지 시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기조는 중국 외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과 ‘브로맨스’를 연출했던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우리는 전반적으로 관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이의를 제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날 자신의 목표는 모든 협력국들에 “무역 긴장은 모두에게 나쁘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무역전쟁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지도자들 간의 긴장이 G7 정상회담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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