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18개월 만에 천하통일한 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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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고진영(24 사진)이 미국 진출 18개월 만에 세계여자골프를 완벽하게 평정했다. 고진영은 26일 막을 내린 CP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해 LPGA투어 선수중 유일하게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나머지 선수중 3승을 거둔 선수조차 없다. 이런 초고속 성장을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타이틀 싹쓸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CP 위민스 오픈 우승으로 33만 7500달러(약 4억 871만원)의 상금을 차지한 고진영은 시즌상금을 261만 8631달러(약 31억 7000만원)로 늘렸다. 상금타이틀 획득에 한발 더 다가선 고진영은 또한 롤렉스 올해의 선수 부문(207점)과 레이스 투 CME 글로브(3437점), 평균 타수(69.03타), 그린 적중률(79.57%), 60대 타수 라운드(34회)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진영의 이런 성공은 신중한 성격과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 진출 과정부터 그랬다. 고진영은 2017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해 LPGA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된 고진영은 그러나 선뜻 미국 진출을 결정하지 못했다.

장고(長考)를 거듭한 이유는 “내가 미국무대에서도 우승할 실력이 될까?”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낯선 이국땅에서 예선통과에 만족하는, 그저 그런 선수로 살아가기 보다는 미국 진출과 동시에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준비된 선수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마침내 미국 진출을 결정한 고진영은 곧바로 단내나는 체력훈련에 나섰다. 매일 두시간씩 웨이트 기구와 씨름했다. 고통을 참아낸 데는 두가지 목적이 있었다. 장거리 이동속에서도 풀 시즌을 좋은 컨디션으로 소화하기 위한 체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였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비거리 늘리기가 두 번째 목적이었다.

국내무대에서 뛸 때 고진영은 아이언샷이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미국 진출을 결정짓기 전인 2017년 고진영의 KLPGA투어 그린적중률은 78.99%로 이 부문 2위였다. 대신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얘기가 ‘드라이버 거리가 아쉽다’는 말이었다. 그 해 고진영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50.35야드(25위)였다.

미국 진출을 앞두고 겨우내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한 고진영은 두툼해진 하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미국 진출과 함께 곧바로 효과를 나타냈다. 2018년 공식 데뷔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는 투어 사상 6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놀라운 것은 신인선수가 데뷔전에서 첫날부터 선두에 나선 끝에 우승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데뷔전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데서 알 수 있듯이 고진영은 ‘멘털 갑’이다. 이는 엄청난 독서량에 기초한다. 고진영은 KLPGA투어에서 뛸 때도 항상 책을 가까이했다. 경기중에도 책을 놓지 않았다. 이는 강한 멘털의 밑거름이 됐다.

고진영은 이번 CP 위민스 오픈 우승으로 투어 통산 6승째를 거뒀다. 그 사이 벌어들인 상금은 377만 7636달러(약 45억 7400만원)에 달한다. 고진영이 2014년부터 4년간 KLPGA투어에서 뛰면서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27억 5747만원이다. 고진영은 국내무대에서 한번도 일인자에 오른 적이 없다. 장고 끝에 결정한 미국 진출은 올바른 선택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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