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정체…시름 깊어지는 라면업계

오뚜기·삼양 등 라면류 매출 뚝

상반기 히트제품 실종 큰 영향

활로 모색 위해 해외로 눈돌려

올 상반기 주요 라면업체들이 전체 매출 성장세에 비해 라면류에서 부진한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신라면 건면 제품을 고르는 모습. [농심 제공]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이 올해 이렇다 할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상반기 매출 호조에도 라면류 성적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라면시장 자체가 최근 몇년 간 정체 상태이다보니, 업계는 해외무대에서 활로 찾기에 더욱 바빠진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라면업체의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은 성장했지만 라면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오뚜기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조1637억원, 영업이익은 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17.7% 늘었다. 이 가운데 면제품류 매출은 3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3462억원에 비해 1.9%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대박’ 제품이 없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뚜기가 지난해 3월 선보인 ‘진짜쫄면’은 출시 66일 만에 1000만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그해 9월 출시한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이보다 더 빠른 두달 만에 1000만개 판매량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 들어선 이같은 판매 돌풍을 일으킨 신제품이 없었다.

오뚜기의 면제품류 순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192억원) 대비 16.4% 떨어졌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인상에도 라면 가격을 동결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오뚜기가 하반기 라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하게 나온다.

삼양식품도 상반기 전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면제품류 매출은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지난해 2493억원에서 올해 2540억원으로 1.9% 늘었다. 반면 면제품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22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은 올 상반기에만 ‘튀김쫄면’, ‘왕갈비통닭볶음면’, ‘삼계탕면’ 등 라면 신제품 11종을 내놨다. 이는 지난 한해 내놓은 신제품 수(9종)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를 겨냥해 자사 장수 스낵 ‘별뽀빠이’, ‘짱구’를 라면으로 제품화한 이색 제품도 선보였다. 하지만 오뚜기와 마찬가지로 기록적 판매고를 쓴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신라면 건면’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올 상반기 라면류 매출(878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 성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전체 매출액 증가율(7.7%)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팔도는 별도 공시는 없었으나 올초 ‘괄도네넴띤’ 출시 효과와 스테디셀러 ‘팔도비빔면’ 인기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넘어섰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현재 국내 라면시장은 수년 째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업계 고심이 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매출액은 지난 2016년 2조400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넘어선 이후 2017년 1조9900억원, 지난해 2조475억원으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1인당 연간 라면소비량은 2016년 76.1개에서 2018년 74.6개로 감소세다.

다만 한류 영향 등으로 해외 매출이 지속 호조를 보이면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업계 행보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월 라면 수출액은 3780만달러(한화 약 461억원)로 전년 대비 27.4% 늘었다. 올해 7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2억5770만달러(한화 약 3144억원)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신제품 수출 및 현지 생산 확대로 미국 매출이 늘어난 부분이 반영됐다. 또 중국, 일본 등에서 매운맛 라면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는 데 따른 것으로 aT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웰빙 트렌드를 공략한 프리미엄 제품 등으로 업계가 차별화 경쟁에 나서는 동시에, 한정된 내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사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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