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의 양보 없는 기싸움…무역전쟁 장기화 조짐

미국 관세 1930년대 수준으로…9월 무역협상도 쉽잖을 듯

트럼프 “미국 경제 강해”…중국은 희토류 카드 ‘만지작’

Flags of USA and China painted on cracked wall background/USA-China trade war concept

미국과 중국이 1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해 또 한 번의 ‘관세폭탄’을 터뜨렸다. 대화 재개를 앞두고 미중 양측이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조만간 해결될 조짐은 아직 분명히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동부시간으로 1일 밤 0시(한국시간 1일 오후 1시)부터 총 112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적용 대상은 애플워치, LCD TV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기저귀, 연필, 피아노까지 총 3243개 품목에 달한다.

특히 추가 관세 품목에는 일반 소비재들이 대거 포함됐다. 각 가계의 부담이 늘면 소비가 줄어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 지난달 미 의회예산처는 보고서를 통해 “관세 전쟁이 2020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전년대비 0.3% 줄이고, 평균 실질 가계 수입을 약 580달러까지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15%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 3%에서 24%까지 무려 8배나 인상됐다. 이는 보호주의가 횡행하던 193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관세율이 최대 45%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도 미국에 맞서 같은 시간부터 750억달러 어치 미국산 제품 5078개 품목에 5~10%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관세 부과를 보류하던 미국산 자동차와 부속품에 대해서도 12월15일부터 각각 25%와 5%의 관세를 추징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통상 갈등이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들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부터 중국을 경제적인 적이자 지정학적 경쟁자로 규정해 온 그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면 방향을 틀 수 있겠지만,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때도 무역전쟁이 호전될 기미를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미국의 대중 통상정책은 징벌적 양상마저 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으로 규정하고 행정명령을 동원해 미국 기업과 중국 관계를 단절시키겠다고까지 위협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중국 국무원 자문을 맡고 있는 스인홍(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미국에 맞서) 싸우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항복하거나 싸우거나인데 중국은 싸워야 한다. 무역거래가 없는 게(no deal) 나쁜 거래(bad deal)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1일 강행한 추가 관세에서도 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셰일원유 생산기지 텍사스를 정조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을 정확히 겨냥한 중국의 보복 관세는 트럼프 정부 핵심 지지층 내에서 통상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와 미국이 대선 전 중국에 양보할 것을 기대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보복 관세 외에 ‘희토류 수출규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통상 갈등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미국보다 큰 중국이 관세만으론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면 미국 첨단기술 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다만 미중 양국이 추가 관세를 강행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두고 있어 판이 완전히 깨지진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이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협상 재개 약속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다른 급의 협상이 오늘 잡혀 있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설령 고위 협상이 예정대로 열린다고 해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CNN은 “미중 양측이 추가 회담 전제조건으로 상대방이 먼저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의미있는 진전은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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