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20′ 지갑 무섭게 열린다…중국 경제엔 ‘양날의 검’

젊은층의 ‘통큰 소비’…현지브랜드·기업 성장 기여

신용한도 넘어선 지출…가계부채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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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세대에는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자리를 찾아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아이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이었지만, 우리에게 돈이란 쓰라고 있는 것이죠.”

중국 상하이에 사는 마케터 리우 비팅(25)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달 월급 1만위안(약 170만원) 중 3분의 1은 월세로, 나머지는 식비와 외출비, 취미생활 등에 다 쓴다고 했다.

비팅은 “부모님이 3년 동안 일하면서 얼마나 모았냐고 물어보면 ‘죄송하지만 모은 게 없어요’라고 한다”며 “내 친구들도 다 나와 비슷하다. 저축한 게 없고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처럼 중국의 10~20대 젊은이들이 거대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경제에 있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990년생부터 2009년생까지 3억3000만명이 넘는 중국 인구가 공산품과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에 거리낌 없이 소비하면서 중국 경제가 다변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매년 11월11일 광군절(光棍节)에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서 할인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중 거의 절반이 1990년생 이후 출생자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 하루에만 매출 2135억위안(약 34조7000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젊은층이 주요 구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우야 중국 폴크스바겐그룹 시장조사 부문장은 “중국의 차량 구매자 중 4분의 1이 30세 이하”라며 “2025년쯤에는 이 비율이 60% 정도까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30세 이하 중국 소비자들이 앞으로 중국 미래를 좌우하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젊은층의 ‘통 큰 소비’는 중국 현지 브랜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신생 토종 커피브랜드인 러킨커피(Luckin Coffee)는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떠올랐고 신세대를 겨냥한 차(茶) 브랜드 희차(喜茶·헤이티)는 이미 세계적 차 브랜드 티살롱을 제쳤다.

폭발적인 내수 증가는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을 겪으며 수출에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에 어느 정도 숨통을 터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앱 간편결제에 익숙한 10~20대의 지출 증가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중국 기술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중국 21~30세 소비자 중 간편결제 ‘알리페이’ 이용률은 54.42%에 달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나친 소비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미 컨설팅기업 올리버 와이먼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1~30세 중국 신용카드 이용자들의 평균 지출은 8820달러로, 평균 신용한도 6360달러보다 39%나 많았다.

신용한도를 넘어서는 지출은 가족이나 온라인 대출과 같은 다른 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파이낸셜은 단기 온라인 대출사업을 운영하며 지출 열풍에 기름을 붓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간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10년 26%에서 2020년에 이르면 61%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비율은 현재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훨씬 높다.

일각에서는 채무 불이행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거나 소득이 줄어들면 중국 젊은층이 갑자기 지갑을 닫고 소비를 하지 않아 경기 침체가 빠르게 가속화될 수 있다.

홍콩에 있는 크레디트스위스의 동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이 세대는 경기침체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며 “신용 거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다”고 우려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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