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클레르·지방시·펜디, 아동복도 명품 바람

결혼·출산 감소 불구 아동명품 두자릿수 성장

‘귀한 아이’에게 지갑 여는 ‘에잇 포켓’ 트렌드 덕

한국내 아동복 브랜드 ‘고전’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 위치한 지방시 키즈 매장. [사진제공=롯데백화점]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아동&유아’ 매장이 최근 성인 명품 매장의 축소판 처럼 바뀌었다. 백화점 내 일명 ‘명당 자리’라고 불리는 사이드 벽면에는 몽클레르부터 지방시, 펜디, 겐조, 랄프로렌, 버버리 등 유명 명품의 키즈 브랜드들이 줄을 지어 입점했다. 반면, 국내 백화점 입점 브랜드였던 프리미에쥬르, 파코라반베이비 등은 자취를 감췄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최근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국내 유·아동 브랜드를 모두 빼고 대신 그 자리에 명품 키즈 라인을 선보인 것이다.

유·아동 의류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고 있다. 명품처럼 아주 비싸거나, 한 시즌 입고 버리는 SPA(제조유통일괄형) 및 온라인 등으로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간 가격대를 유지했던 국내 유·아동복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최근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유·아동복’ 명품 브랜드를 대폭 강화했다. 예전에는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즐비한 가운데 버버리나 랄프로렌 등 일부 명품 브랜드로 포인트를 줬다면, 이번에는 모든 매장을 아동 명품 브랜드로 채웠다. 이에 패딩으로 유명한 몽클레르나 구찌, 지방시, 아르마니 등의 키즈 매장이 7층 ‘유·아동’에 새로 입점했다.

하지만 그간 시장에서 어중간한 포지션에 있었던 국내 브랜드들은 대부분 철수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최근 3년새 철수한 국내 유아복 브랜드는 10여개에 달할 정도다. 해피랜드의 백화점 브랜드 ‘프리미에쥬르’ ‘파코라반베이비’가 최근 백화점에서 철수했으며, 제로투세븐의 ‘섀르반’도 5년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보령의 ‘비비하우스’ ‘코지가든’도 백화점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1일 확장 오픈한 신세계사이먼 파주프리미엄아울렛 역시 1층에 지역 최대 규모의 아동 패션 전문매장을 오픈하면서 가장 신경쓴 부분이 바로 아동 명품매장이다. 지역 아울렛 최초로 펜디 키즈, 봉쁘앙, 한스타일키즈 등을 입점시켜 프리미엄 아동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겠다는 게 신세계사이먼 측 설명이다.

최근 4년간 유아동 매출 신장률 [자료제공=롯데백화점]

이처럼 백화점·아울렛 등을 중심으로 유·아동 명품 브랜드가 확장하는 것은 이 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 및 출산율 하락으로 유·아동 의류 수요는 줄었지만, ‘귀한 아이’를 대접하려는 조부모와 삼촌, 고모, 이모 등 8명이 지갑을 여는 ‘에잇 포켓(Eight Pocket)’ 현상도 반영됐다.

덕분에 매년 아동 명품 매출은 두자릿 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호황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아동 명품 매출 신장률은 2016년 17.5%를 기록한 후 2017년 20.2%, 2018년 20% 등으로 20%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 1~8월에도 매출이 16% 확대돼 올해 역시 무난히 20%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아동 카테고리 매출이 각각 8.6%, 9.5%, 5.7% 등으로 늘어난 점을 보면 2~4배 높다.

김혜림 롯데백화점 유아동 치프바이어는 “부모가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가 늘어나면서 부모는 가성비 좋은 의류브랜드를 선호하지만, 자녀만큼은 최고급 명품을 입히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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