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못지 않게 반짝이는 안전자산 ‘백금’

금, 마이너스 금리로 선호도 ↑

은, 불황회복 베팅…상승 여력

백금, 최근 급등세 탄 ‘다크호스’

ETF 등 투자 유입 가속도 예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실물 안전자산에 관심이 쏠리면서 금과 은이 동시에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이 정통 안전자산으로서의 성격을 지닌 반면 은은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서서히 걷힐 것으로 예상할 경우 투자를 집중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하루 5% 가까이 급등한 백금(플래티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뉴욕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금 가격은 16.8%, 은 가격은 29.5% 급등했다. 백금 가격은 지난달 중순 이후 13.6%나 올랐다.

금은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자산으로, 불황기 가장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무이자자산’인 탓에 선진국 국채나 통화 등 여타 안전자산 대비 후순위로 취급됐으나, 일본과 독일 등 다수 선진국 국채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출현한 이후 금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상황이다. 최근 전문가들은 금 가격 상방을 온스당 1700~18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백유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명목금리 하락이 멈춘다 하더라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실질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고, 이는 금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은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들도 금의 상승세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 입장에선 현재 치솟은 금 시세에 매수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실제 금의 비상업 순매수 비율은 이미 50%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반면 은은 현재 비상업 순매수 비율이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은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전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산업금속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 상황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또 현재 금 가격을 은 가격으로 나눈 금과 은의 교환비율(Gold/Silver Ratio)은 81에 달해, 최근 10년 평균인 66.5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금과 은은 단기적으로 괴리가 벌어져도 장기적으로는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은의 상승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상승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백금은 8월28일 하루 동안 5%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여기서 백금은 플래티늄 단일 원소로, 백색의 금속에 금을 섞어 만든 화이트골드와는 구분해야 한다. 백금의 수요 비중을 보면 자동차향이 38%, 보석용이 29%, 일반 산업용이 23%, 투자용이 10% 수준이다. 백금을 활용한 촉매변환기가 개발된 이후 자동차향이 제1수요처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팔라듐이 백금을 대체하면서 자동차용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백금은 희소성과 화학 반응성, 보석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금 못지 않게 중요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야 한다”며 “최근 세계백금협회는 자동차향 수요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유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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