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소프트웨어…은행이 미래산업 이끈다

골드만삭스 성공모델…‘협업’ 넘어 ‘동맹’으로

현행 ‘15%룰’ 풀릴듯…법령개정 과정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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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끄는 골드만삭스는 수년 전부터 ‘알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2014년 메릴린치 등과 함께 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한 콘텍스트릴리번트(Context Relevant)에 투자했고 이듬해엔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마이너(Dataminr) 지분도 사들였다. IT·핀테크 기업에 쏟은 투자금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우리 금융당국도 골드만삭스의 사례가 국내에서도 배출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금융과 ICT 분야의 융합은 필수가 됐다. 그러려면 대형 금융회사들이 제약없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금융위원회가 4일 내놓은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에는 그런 고민들이 담겨있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 투자은행(IB), 보험사 등도 저마다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마다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핀테크 랩)을 만들어 유망 기업을 발굴·지원하고, 최소한의 지급결제 데이터 등을 핀테크 기업에 개방(오픈API)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 시중은행의 디지털 담당 임원은 “글로벌 톱 금융사들은 이미 핀테크에 자유롭게 투자하고 나아가 자회사로 편입시켜서 디지털 역량을 체득하는 형편”이라며 “국내 금융업계는 한참 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출자(지분참여·경영권 인수)나 내부화(부수·겸업) 등 강력한 형태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그간 금융사들의 핀테크 투자를 망설이게 했던 제약조건을 개선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현행 금융법령에 금융사가 투자할 수 있다고 규정된 대목은 제한적이고 모호하다. 이게 금융산업 발전을 막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금융위는 2015년 5월 유권해석을 진행해 전자금융업, 전자금융보조업, 신용정보업, 금융플랫폼업 등을 구체적으로 인정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더 나아가 금융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의 범위를 대폭 늘렸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를 사업모델로 삼거나, 금융업 관련 ICT 소프트웨어 등을 만드는 업체들을 포함했다. 혁신금융사업자, 지정대리인 등도 출자 대상으로 명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구체적인 출자 한도까지 담기진 않았다. 다만 현행 금융법령에 규정된 제약들은 향후 개정 과정에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게 은행법, 보험업법에 규정된 ‘원칙적으로 다른 회사의 지분에 15% 이상 출자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금융위는 유럽연합(EU)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EU에서는 금융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비금융사의 지분 제한이 원칙적으로 없다. 일본은 2017년 은행법을 고쳐, 은행이 핀테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출자한도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출자한도는 앞으로 법령을 개정하는 단계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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