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원 와인·350만원 굴비…프레스티지 선물 “없어서 못팔아요”

불황 덮쳐도 부자들 씀씀이는 여전…소비 양극화 

롯데백화점이 올 추석 두 세트에 한정해 출시한 ‘5대 샤또 2000빈티지 밀레니엄 세트’. 프랑스 보르도 지역 특 1등급 와인을 모아놓은 상품으로, 가격이 2500만원이나 되지만 지난 5일 한 세트가 팔렸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올 추석 두 세트에 한정해 출시한 ‘5대 샤또 2000빈티지 밀레니엄 세트’. 프랑스 보르도 지역 특 1등급 와인을 모아놓은 상품으로, 가격이 2500만원이나 되지만 지난 5일 한 세트가 팔렸다. [롯데백화점 제공]

2500만원 짜리 와인 세트, 350만원 상당의 굴비 세트, 200만원대 한우 세트 …

짙게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에 “과연 팔릴까” 반신반의 하며 내놓았던 프레스티지급 추석 선물세트가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불황, 어수선한 정국상황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지갑은 갈수록 인색해지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최근 2개 세트 한정판으로 내놓은 ‘5대 샤또 2000빈티지 밀레니엄 세트’ 중 한 세트가 지난 5일 팔렸다. 병당 500만원으로 선물세트 가격만 2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상품이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도 특 1등급으로 분류되는 5대 샤또 컬렉션 세트로, 샤또 무똥 로칠드, 샤또 라피트 로칠드 , 샤또 마고, 샤또 오브리옹, 샤또 라뚜르 등으로 구성됐다. 빈티지 역시 포도 작황이 좋았던 2000년산만 모아 놓은 프레스티지급이다.

당초 롯데백화점 내부에서도 이 상품의 판매 여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가격 수준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초고가인데다 경기가 워낙 안좋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제품 판매를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5일 한 세트가 판매되자 나머지 한 세트도 마저 팔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VVIP들의 씀씀이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득 양극화가 더 극심해졌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100만원 이상의 고가인 ‘명품 한우’ 추석선물 세트 중 가장 비싼 ‘명품 한우 스페셜’과 ‘명품 목장한우 특호’ 등 두 상품을 모두 완판했다.

‘명품 한우 스페셜’은 1++ 등급 한우에서 소량만 생산되는 최고급 부위인 갈비, 살치살, 꽃등심, 등심로스, 안창살, 안심스테이크 등으로 이뤄져 가격도 200만원이나 된다. ‘명품 목장한우 특호’도 제주도와 경기도에 위치한 신세계 지정 목장에서 방목한 1++ 한우로 구성돼 가격이 120만원으로 책정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추석 이 상품들을 각각 15개와 60개 한정해 출시했는데, 추석을 1주일 여 앞두고 모두 팔아치웠다.

현대백화점 역시 100만원 이상의 고가인 ‘현대명품 한우 세트’는 지난 4일까지 100세트 가량 판매됐고, 최고가로 출시된 ‘현대명품 참굴비 세트’가 올해 10세트 가량 팔았다. 35㎝ 이상 참굴비 10마리로 구성된 세트는 가격이 350만원이나 되는데도 VIP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악화했지만 VVIP 고객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며 “수백만원대 한우와 3~5만원대 멸치·곶감 세트 등이 모두 인기를 끄는 등 소비의 양극화도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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