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총리의 ‘트럼프 식 정치’, 자충수…브렉시트 혼란 가중

존슨의 비전형적·전통무시 행보, 트럼프와 닮아

노딜 방지법 저지·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이어져

트럼프와 다른 정계 분위기…보수당·내각 인사들 탈퇴 역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존슨 총리는 ‘영국 정치의 트럼프화(Trumpization)’를 가져왔다”(존 통 리버풀대 정치학과 교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지난 취임 6주 간의 행보를 놓고 의도적인 ‘트럼프 따라하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통적인 규범을 거부하고, 직관적이며, 공식석상에서’정치인스럽지 않은’ 언사도 거리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존슨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당초 형식을 거부함으로써 ‘특권층’으로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전략적 제스쳐로 여겨졌던 존슨 총리의 ‘트럼프화’는 보수당의 집권 과반의석 붕괴, 의회의 ‘노딜 브렉시트(합의없는 브렉시트 반대)’ 저지란 결과를 낳으며 결국 자충수를 둔 꼴이됐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비(非)전통적인 전술의 일부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슨 총리가 세부적인 법조문을 마련하고 있는 성문법 나라들과 달리 판례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의 불문법 체계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WP는 존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가능한 모든 종류의 규범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영국의 법은 존슨과 같은 사람에게 유독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내린 최근의 결정들은 모두 통념과 정치적 전형을 모두 벗어난다. 의회의 노딜 브렉시트 저지 법 추진을 막기 위한 약 한 달여 간의 ‘의회 중단’ 조치와, 해당 법안을 지지한 21명의 보수당 의원에 대한 탈당 조치가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에 존슨 총리가 지난 5일 경찰신병학교 연결과정에서 경찰관 30여명을 배경소품으로 사용한 것은 소위 ‘트럼프화’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WP는 “군인과 경찰을 정치 연설 중 소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헤럴드경제]

문제는 여전히 당 내의 충성도 높은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존슨 총리가 당과 의회를 무너뜨릴 정도로 과하게 자신의 전술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에밀리 오레일리 유럽연합 옴부즈맨은 “트럼프와 존슨은 모두 무정부적이고 관습적이지 않은 호소력으로 성공했지만, 존슨 총리는 지금 너무 멀리 간 것 같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기업부 장관, 앰버 러드 영국 고용연금부 장관 등 내각 인사들의 거듭된 사임 선언은 존슨 총리의 트럼프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렉시트’라는 사안이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큰 사안인데다, 대통령이 사실상 ‘생명줄’을 쥐고 있다는 미국 정가의 분위기가 이 같은 상반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경제보좌관을 지낸 다니엘 M 프라이스는 “보수당 반군들은 영국 경제에 미치는 나쁜 정책의 영향에 대해 용기있고 원칙적인 우려를 표시했다”면서 “이는 (트럼프의 정책에) 침묵하거나 공모해 온 미국의 공화당원들과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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