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요한’이 남긴 것, 강점과 약점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BS ‘의사 요한’이 치유와 울림의 메시지를 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7일 최종회에서는 건강을 되찾고 다시 만난 차요한(지성)과 강시영(이세영)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과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의사로서의 진정성과 의지까지 함께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선천성 무통각증이라는 병으로 인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던 세계에서 살던 차요한이 강시영으로 인해 따뜻함을 알게 되면서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행복해지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겼다.

“누군가의 고통을 알아주고 나누는 것, 이것이 삶이 끝나야 사라질 고통에 대한 나의 마지막 처방이다”라는 대사가 이 드라마의 결말 메시지다.

‘의사 요한’은 마취통증의학과와 존엄사에 관련된 내용을 다뤄 지금까지의 의학드라마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원인 불명 급성, 만성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매회 에피소드에 담아, 미스터리한 통증의 원인을 찾는 과정을 마치 범인을 찾는 수사처럼 그려냈던 것.

동시에 사회적인 화두와 맞물려 뜨거운 논쟁을 자아내고 있는 존엄사에 대해 언급, 삶의 마지막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켰다. 김지운 작가는 이 두 가지 소재들을 담아내면서 초반만 해도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초기에 강력하게 등장했던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두 인물, 자기 아이를 죽인 범인을 안락사시킨 차요한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며 차요한을 처단하는 일에 매진하는 채은정(신동미)과 차요한이 석방되고 나서도 이 문제를 추적하는 원칙주의자 검사 손석기(이규형) 캐릭터가 중후반이후 흐지부지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등 허점들도 드러냈다.

작가가 이 두 캐릭터를 좀 더 세밀하게 전개,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 것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두 캐릭터의 전개 속에서, 트라우마를 지닌 레지던트 2년차 강시영(이세영)이 멘토의사 차요한(지성)에게 초반에 했던 말, “(차요한 선생님은) 살겠다는 환자를 죽이고, 살려는 의지가 없는 환자를 살리는…”을 좀 더 입체적으로 파고들 수가 있다. 하지마 작가는 화두만 던지고 메시지를 말(대사)로 마무리한 셈이 되고 말았다.

한편, 최종회에서는 차요한이 메일을 보내지 않은 이후, 프로젝트로 바쁘다는 동료와의 통화만 가능했고, 6개월 동안 직접 연락이 안 돼 강시영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차요한이 통증치료제 개발 연구에 힘쓰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강시영은 자신이 1순위가 아니라는 사실에 좌절, 차요한을 잊기로 다짐했던 터.

이후 3년이 흘러 강시영은 펠로우가 됐고 차요한은 갑자기 나타나 한국에 온지 1년이 됐다고 밝혀 강시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3년 전 차요한이 폐렴으로 인해 사경을 헤매느라 연락이 두절됐음을 알게 된 강시영은 차요한에게 다그쳤고 차요한은 건강해져서 확신을 줄 수 있을 때 돌아오고 싶었다며 사과, 강시영을 눈물 흘리게 했다. 이어 강시영은 차요한이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1년 동안 자신을 계속 생각하며 지켜보고 있었음을 알게 됐고, 결국 뜨거운 입맞춤으로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확인했다.

차요한은 오랜만에 ‘존엄사법 개정의 쟁점과 향후 과제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손석기(이규형)와 채은정(신동미)을 만났다. 세 사람은 죽음에 대한 인식과 호스피스 완화 의료, 말기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돌봄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자 미소를 지었다. 이후 차요한은 한세병원 이사장 민태경(김혜은)이 제안한 완화의료 센터를 거절하고 ‘치유 의원’을 개원했다. 삶의 끝에서 죽음을 만나는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위로의 치료로 울림을 안겼다.

타이틀롤을 맡은 지성은 선천성 무통각증에 걸려 고통을 모르면서도 환자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 차요한 역을 맡아 좋은 연기력을 펼쳤다. 환자를 치료하는 닥터 카리스마 포스부터 스스로가 환자인 애처로운 운명에 대한 감정, 의사로서의 정의로운 책임감까지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극찬을 받았다. 이세영은 차요한을 만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의사로 성장한 강시영 역을 잘 소화했다.

또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 매력과 엄격한 의사의 면모를 그려낸 김혜은, 애끊는 모정과 달리 차요한에 대한 적대감을 보여준 신동미 등이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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