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임명’…문 대통령은 왜 ‘정면돌파’를 택했나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에서 나와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조 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논란과 불법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을 두고 한달 넘게 갑론을박이 이어진 상황에서 검찰까지 전방위 수사에 나서는 등 임명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결국 임명을 강행하며 조 장관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9일 오전 조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 6명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며 “9일 0시부터 후보자들의 임기는 시작됐다”고 밝혔다. 다만, 조 후보자의 임명 배경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대통령의 발언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그 발언에 집중해달라”며 대답을 피했다.

그간 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임명 문제에 대해 “(임명 여부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임명 과정에서 조 장관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의혹은 본인의 해명으로 대부분 소명됐다”며 감싸는 모습을 보여왔다.

조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보여왔던 문 대통령은 애초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친 지난 6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을 설정하며 이튿날인 지난 7일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청문회 막판 검찰이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하면서 문 대통령은 주말 내내 임명 여부를 고심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과 검찰의 기소 내용 등을 살펴보며 주말 내내 법리적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의 임명 배경에는 정권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조 장관의 경우 검ᆞ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 등을 설계한 주역인 데다가 그간 문 대통령이 직접 ‘사법개혁의 적임자’라고 공언했던 만큼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조 장관의 임명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조 장관 역시 청문회 내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검찰 권력이 과도하다고 봐서 오래전부터 검찰 개혁, 법무부의 탈검찰을 주창했다. 그것이 저의 소신”이라며 사법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 개혁을 강조해온 조 후보자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정권 차원의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 민정수석 비서관을 지내며 정권의 간판으로 활동했던 조 장관이 낙마할 경우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조 후보자는 단순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 정권의 아이콘으로 봐야 한다”며 “만약 대통령이 스스로 조 장관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을 경우, 국정운영 동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결정 막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 문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들은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적격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조 후보자의 부인을 기소한 검찰이 정치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잘못했다”며 청와대에 힘을 싣기도 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조 장관이 신임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게 됐지만, 당분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부인인 정 교수가 기소된 상황에서 사법개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 교수의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조 장관과 검찰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검찰 수사가 많이 남은 상황에서 사법개혁을 당장 실행에 옮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