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조기총선 두번째 시도도 실패…남은 것은 EU와 합의 뿐

하원, 조기 총선 실시 동의안 찬성 293표, 반대 46표로 부결

존슨 총리  “의회, 5주 간의 정회기간 ‘반성’ 위해 사용해야” 비판

아일랜드 총리와의 양자회담서 백스톱 조항 입장 완화…합의 의지 내비쳐

9일(현지시간) 하원의 조기 총선 실시 동의안 표결에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다.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 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두 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의회가 영국이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저지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는 기존의 강경 입장을 다소 접고 EU와의 협상 타결로 브렉시트 전략을 전환하는 분위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자정을 넘기는 마라톤 토론 끝에 존슨 총리가 제안한 조기 총선 실시 동의안을 찬성 293표, 반대 46표로 부결시켰다. 총선 실시를 위해서는 전체 의석의 3분의 2(434표)가 찬성해야한다.

이날 존슨 총리는 의회의 선택을 비판하며, 5주 간 정회에 돌입하는 의회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오는 10월 1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존슨 총리는 “그들은 (영국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하길 거절했을 뿐더러, 선거에서 영국인들의 발언을 두 번이나 부정했다”면서 “나는 야당이 5주 간의 정회 기간을 반성을 위해 사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시한 연기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는 유럽연합(탈퇴)법이 ‘여왕 재가’를 거쳐 법적 효력을 갖게 되면 다시 한번 총선 실시 여부를 표결에 부치겠다고도 덧붙였다.

거듭된 패배로 브렉시트 정국의 ‘통제권’을 사실상 상실한 존슨 총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EU와의 협상을 통해 ‘브렉시트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 뿐이다. 실제 9일 아일랜드를 방문한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재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백스톱(안전장치) 유지 여부에 대해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EU와의 협상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을 찾아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 갖고,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브렉시트 합의를 추진해 이에 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회담 자리에서 당초 ‘폐기’ 입장을 고수해 온 백스톱 조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존슨의 최선의 희망은 EU 지도자들과 조금이라도 개선된 협상을 하는 것”이라면서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견은) 브렉시트 난국을 해결하기 위한 희망이 브렉시트 혼란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다른 유럽국들에게 있다는 존슨 총리의 생각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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