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관광업, 사스 이후 최대 위기…관광객 ‘반토막’, 호텔은 ‘텅텅’

8월 홍콩 방문객 40% 감소…2003년 사스 패닉 이후 최악

호텔 숙박률 절반으로 줄고, 숙박료 70%나 하락하는 곳도

정부 경기침체 경고…홍콩 시민 인간사슬 만들며 시위 계속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홍콩의 자유와 민주를 요구하는 시위가 4개월째 지속되면서 현지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방문객이 줄면서 호텔 숙박률이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숙박료도 70%까지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자유와 민주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홍콩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마스크를 쓴 홍콩 세인트 스티븐스 컬리지 학생들이 9일(현지시간) 손을 잡고 홍콩 민주화를 외치는 시위대에 연대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AP=헤럴드경제]

홍콩의 폴 찬 재무장관에 따르면 지난 8월 홍콩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이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인해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2003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홍콩 방문객 감소률은 전년 동기 대비 5%에 그쳤다.

홍콩 방문객 감소세는 지난 6월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추진에 반대하며 시작된 시위가 4개월째 지속되고 시위 양상이 과격해지면서 방문객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찬 재무장관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몇달간 공항과 도로를 막는 과격한 시위로 안전한 홍콩 이미지와 교역·항공·금융 허브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이는 지역 경제에 대해 충격을 줬으며, 여행과 소매, 의료 분야에 가장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콩 시위로 비지니스 출장이 연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호텔 숙박률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호텔 가격 역시 최대 70%까지 추락한 곳도 발생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관광업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5%를 차지하고, 25만명 이상이 종사할 정도로 홍콩 경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벤트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홍콩 시계 전시회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주말 전시회에 1만8000명이 참여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15%나 감소한 수준이다. 홍콩 명품 시계 브랜드인 메모리진의 경우 시위 기간 동안 판매가 50%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IHS 마킷이 지난주 발표한 민간기업 조사에 따르면 홍콩의 구매 활동도 21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홍콩 정부는 장기 시위로 인한 경제 침체를 경고하고 있으나,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9일에도 수백명의 학생들은 시위대와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학교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홍콩을 둘러싸는 인간 사슬을 만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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