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는 태광실업 상장…2세 승계작업 본격화 ‘신호’?

무리한 연내상장 추진 배경 관심 최근 박연차 회장 항암치료 입원

업계 산출 기업가치 2조~4조 예상 공모액 1조 대부분 구주매출 전망

 

나이키 신발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생산하며 사세를 키워온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추진중인 IPO(기업공개)가 사실상 경영승계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기획조정실장 지분의 구주매출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태광실업은 한국투자증권을 IPO 대표로 한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 실무진은 최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 과정에 돌입했다.

태광실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1996억원 수준으로 의류·신발 OEM 상장사들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0~20배를 적용해 산출한 태광실업의 단순 예상 기업가치는 2조~4조원 가량이다. 이중 주관사단에 회사 측이 요구한 공모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에도 실제 상장까지 2~3개월이 걸리는 만큼 태광실업이 너무 서두른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게다가 태광실업의 지난해 영업창출현금이 2400억원대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130% 수준에 불과해 이번 상장이 단순히 투자자금 조달 차원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최근 박연차 회장이 항암치료 차 입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다분하다. 박 실장이 박 회장 지분 55.4%를 넘겨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경우 관련 세금을 납부할 현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IPO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전제하면 1조원 공모의 대부분이 구주매출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의 상속세율은 최대 60%에 달해 세금부담만 최소 1조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관사단의 한 관계자는 “공모 규모 중 기존 주주의 구주매출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개인회사 정산을 태광실업에 양수하면서 태광실업의 자사주를 지급받아 6.21%에 불과하던 지분율을 39.5%로 끌어올리며 아버지 박회장에 이어 제2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총사업비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을 들여 베트남 남딘 지역에 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총지휘하며 경영 능력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화력발전소 준공으로 태광실업의 베트남 전략이 완성되면 박주환 체제가 공고하게 될 전망이다. 태광실업은 1994년 베트남 동나이성에 지은 제1공장 태광비나와 2009년에 지은 베트남목바이에 이어 지난 2016년에는 제3공장 태광껀터를 착공했다. 1억7000만달러(약2000억원)을 투입해 짓고있는 태광껀터의 생산 목표시기는 2021년이다. 세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태광실업은 베트남에서 하루에만 23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할 전망이다.

다만 원활한 승계작업을 위해서는 상장 전후로 액면 분할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 태광실업 주식의 액면가는 1만원, 유통가능 주식수는 9만5542주으로, 자회사 휴켐스의 3918만주의 0.2%에 불과하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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