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 미래차엔 ‘적’이 없다

130년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급변…IT기업들도 참여하며 경계도 허물어져

벤츠-BMW·일본 전기차 연합·포드-폭스바겐 등 기술개발 등에 합종연횡 활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행사장 내 ‘Hyundai x ART’ 부스에 전시된 현대차 ‘넥쏘’(좌)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30년의 역사를 가진 자동차 시장이 대변혁기를 맞이 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자동차산업 중심의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면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은 누가 ‘미래’를 잘 준비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라질 전망이다.

전기차의 확산과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로 인해 절대강자가 사라지고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대가 열리면서 산업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기업과 새로 등장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흥 강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가 아닌 IT기업인 구글이 자회사 웨이모, 전기차업체의 절대강자로 부상한 테슬라, 승차공유업체인 우버와 리프트 등이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중국의 전기차업체들도 자국 정부의 특혜(?)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업체들은 미래를 위해 ‘적과의 동침’에도 마다하지 않고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특히 미래차 개발에 있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적’에게도 과감히 손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독일의 숙명적인 라이벌인 벤츠와 BMW가 대표적이다.

100년동안 자동차시장 패권을 다투던 라이벌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임러그룹과 BMW그룹이 지난 2월 자율주행·운전자보조시스템·자동주차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업체에 10억유로(한화 1조 3160억원)를 공동투자키로 했다.

일본도 도요타를 중심으로 손을 잡고 있다. 도요타는 2016년부터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해왔는데, 그 중 눈여겨 볼 것은 바로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동맹 선언이다. 두 회사는 모넷테크놀로지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자율주행 셔틀’ 사업인 ‘이팔레트’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팔레트’는 셔틀이 음식점·병원·호텔 등으로 변하는 신개념 이동 서비스다.

현대모비스와 얀덱스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인 신형 쏘나타를 기반으로 구성한 완전자율주행 플랫폼의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또 일본은 전기차에서도 거대한 연합체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도요타·마쓰다·덴소가 합작한 전기차 플랫폼 개발회사 ‘EV.C.A.스피릿’이 설립됐다. 이후 스바루, 스즈키, 다이하쓰 등이 참가하며 총 9곳으로 늘었다.

이 같은 결성은 미래차를 위해 중복투자를 줄여 경쟁국과의 경쟁뿐만 아니라 시장을 공동 개척하려는 각사의 의지가 담겼다.

여기에는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이론의 대표적 IT기업인 소프트뱅크도 참여했다. 소프트뱅크는 전세계 ‘모빌리티 플랫폼’에 있서 절대 강자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 ‘그랩’, 인도 ‘올라’, 중동 ‘카림’, 러시아 ‘얀덱스’ 등 지역별 1위 플랫폼 업체의 최대주주거나 대주주로 미래차에 있어서 영향력이 큰 곳이다.

국경을 넘어 합종연횡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전기차 분야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폭스바겐은 포드의 자율주행차 플랫폼 회사인 ‘아르고 AI’에 70억달러를 투자하며, 두 브랜드는 독자적으로 자사 차량에 아르고 AI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포드는 폭스바겐의 전용 전기차 아키텍처와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을 사용하게 된다. 포드는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며, 폭스바겐은 MEB 부품을 공급한다.

BMW도 글로벌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재규어랜드로버와 전기차 관련 공동 기술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드, 전동화, 공유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도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산업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미래차 개발은 생존의 문제로 대두되면서 비용부담을 낮추고 기술개발 성과를 공유하기위해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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