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부터 일본까지’ 문 대통령, 추석연휴 막바지 정국 고심 집중

검찰개혁 동력 약화에 협치 무너져…정권 도덕성 타격 입을수도

한미정상회담 ‘북미 촉진자’ 역할 전망…일본 관계 개선될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뉴스 1]

문재인 대통령[뉴스 1]

14일로 나흘간의 추석연휴가 내일(15일)까지 단 하루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연휴 막바지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추석연휴를 마무리하는 한편 쉬이 해소되지 않는 정국 고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추석연휴 기간동안 어머니 강한옥 여사(92)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 영도를 찾는 등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임을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영도를 찾은 뒤에는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연휴기간 동안 문 대통령은 민심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따른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청와대는 지난 9일 조 장관을 임명한 후에는 조 장관이 법무부 소속이 된 만큼 조 장관과 그 일가를 둘러싼 논란 및 검찰수사에 있어 청와대와의 연계에 선을 긋고 있지만 민심은 여전히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을 동일시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고심하는 부분은 이로 인해 사법·검찰개혁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조 장관은 그와 자신의 일가족을 둘러싼 대대적 검찰수사에도 굴하지 않고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구성하고, 추진단장에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인사를 앉히며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의 개혁의 길은 그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되는 등 자갈밭이 무성한 상황이다. 특히 검찰수사에서 조 장관이 명백한 위법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는 조 장관 교체와 개혁의 좌초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도덕성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을 거치며 야당과의 협치관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점도 문 대통령에게는 고심거리다. 보수야당으로 꼽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추석연휴 기간동안 조 장관 임명에 반발하는 장외집회를 진행 중이다.

더구나 9월 정기국회가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문을 여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 운영이 가능할지 미지수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야당과의 협치 문제가 무너진 것에 대한 고심이 있다”면서도 영수회담과 같은 방안은 아직 논의하기 조심스럽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건 외교 분야다.

문 대통령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3박5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때마침 북미 사이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을 활용,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북미 촉진자’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나온 북미 간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관측해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쯤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올해 내 만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참석할 유엔총회를 통해 꽉 막힌 한일관계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일본은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제외 조치를 단행했고 한국은 이에 대응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A·지소미아)을 종료함으로써 양국 간 ‘감정의 골’은 매우 깊어진 상태다. 고 대변인은 다만 “지금 양자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몇 군데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나라들이 논의되고 있는진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추석연휴 인사로 이산가족을 향한 메시지를 거듭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부모는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배’(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거제로 피란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11일 MBC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에 출연해 청취자와 함께 듣고 싶은 음악으로 박인수·이동원씨가 함께 부르는 ‘향수’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 이유로 “명절 때도 고향에 못가는 분이 많고 고향에 아예 못가는 실향민도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13일에는 이산가족을 다룬 KBS 추석 특집 방송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에 출연해 “빠른 시일 내 상봉행사부터 늘려나가고 또 화상상봉, 고향방문, 성묘 이런 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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